송창주 이준열사기념관장(가운데)이 7일(현지시각) 최형찬(오른쪽) 주네덜란드 대사로부터 국민훈장 목련장을 전달 받았다. 이기항 이준 아카데미 원장(왼쪽)도 지난 1993년 같은 훈장을 받았다. /이준열사기념관 제공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이준 열사 기념관을 운영해 온 송창주(85) 관장이 우리 정부로부터 국민훈장 목련장을 받았다. 송 관장은 1995년 남편 이기항(87) 이준 아카데미 원장과 함께 기념관을 공동 설립해 28년간 관장을 맡아왔다. 이준 열사는 1907년 고종 황제의 밀명을 받아 이상설, 이위종과 함께 당시 헤이그에서 열린 만국평화회의 대표단으로 왔다가 회의 참석의 뜻을 이루지 못하고 순국했다. 송 관장은 1993년 네덜란드 최초의 한글 학교인 ‘화란한인학교(현 암스테르담 한글학교)’를 설립해 초대 교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송 관장과 이 원장은 부부가 30년의 시차를 두고 같은 등급의 국민훈장 수훈자가 되는 진기록을 남기게 됐다. 앞서 이 원장은 1993년 이준 열사 기념 사업을 한 공로로 역시 국민훈장 목련장을 받았다. 주네덜란드 한국대사관 측은 “과거 독립유공자 중 부부가 함께 서훈을 받은 경우가 상당수 있으나, 이를 제외하면 부부가 연이어 같은 훈장을 받은 사례는 극히 드문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송 관장은 지난 7일 헤이그의 주네덜란드 대사관에서 최형찬 대사로부터 훈장을 전달받았다.

송 관장 부부는 평안도 출신 실향민이다. 1972년 네덜란드로 이민 와 한국 상품을 유럽에 진출시키는 일을 해왔다. 1992년 이준 열사가 순국한 드용(De Jong) 호텔에 대한 사연을 우연히 알게 된 후 사재로 건물을 매입, 유럽 유일의 독립운동 유적지로 만들었다. 송 관장은 이 과정에서 그때까지 역사학계에 알려지지 않았던 수많은 이준 열사와 헤이그 만국평화회의 관련 기록을 찾아내 근현대 독립 운동사 연구에도 큰 기여를 했다. 이준 열사 기념관은 지난 27년간 약 9만명이 방문한 것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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