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바퀴벌레’ ‘모래벼룩’ ‘큰바다딱정벌레’ 등으로 불리는 대왕구족충이 베트남에서 바닷가재보다 비싼 값에 팔리고 있다. 쫄깃한 식감과 풍성한 맛으로 미식가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양식이 불가능한 심해등각류라 식용 찬반에 대한 갑론을박도 이어지고 있다.
6일(현지시각) VN익스프레스에 따르면 최근 베트남에서는 대왕구족충이 ㎏당 최대 150만동(약 8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이는 지난해 동기간 대비 20%나 오른 가격이다. 보통 500g 정도 무게의 작은 개체는 쉽게 구할 수 있지만, 1㎏ 이상은 수산물 가게마다 10마리 내외로 준비되고 있어 소비자들 사이의 경쟁이 더 치열하다.
매체는 “시장 내 가격은 크기에 따라 ㎏당 60만동에서 150만동 사이를 오가고 있다”며 “대부분 1㎏ 미만 크기의 대왕구족충이 판매되는데, 1~2㎏에 달하는 상품은 희귀하기 때문이다. 큰 대왕구족충을 구매하기 위해서는 예약 주문 후 꽤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할 정도”라고 설명했다.
대왕구족충의 인기 비결은 특유의 풍부한 맛 덕분으로 전해진다. 겉보기에는 다소 혐오스러운 모습이지만 단맛이 느껴지며 지방이 많다고 한다. 한 소비자는 “생김새가 무섭고 가격도 다소 비싸지만 바닷가재보다 훨씬 맛있어 제철 때마다 대왕구족충을 찾는다”며 “크기가 클수록 살이 단단하고 달달하다”고 말했다.
대왕구족충은 모래무벌레과에 속한 등각류다. 국내에는 서식하지 않으며 보통 태평양이나 인도양의 춥고 깊은 바다 밑에서 산다. 심해종이기 때문에 양식이 이뤄지지 않는다. 먹이를 닥치는 대로 먹어치워 ‘바다의 청소부’로도 불리는데, 이 때문에 생태 사슬의 주요 역할을 한다는 시각이 있어 학구적인 측면에서 식용을 반대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다만 북유럽 등에서는 뛰어난 맛을 이유로 미래 식량 목록에 포함시켜 양식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앞서 지난 5월 대만의 한 식당이 대왕구족충을 통째로 얹은 라멘 메뉴를 선보여 한 차례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당시 식당 측은 대왕구족충을 쪄 라멘 위에 얹어 둔 형태의 메뉴 사진을 공개한 뒤 “내장을 모두 제거한 뒤 제공된다. 맛은 달고 부드럽다”고 홍보했다. 한 그릇 가격은 1480위안(약 6만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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