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기차 좌석에서 발견된 빈대. / @DanaShaam 엑스(X·트위터)

내년 올림픽을 앞둔 프랑스에서 ‘빈대 소동’이 계속 확산하고 있다. 기차와 지하철, 영화관에 이어 이번엔 학교 건물에서 빈대가 발견돼 휴교하는 일이 벌어졌다고 5일(현지시각) 프랑스 일간 르파리지앙이 보도했다.

빈대가 발견된 곳은 파리 동쪽 12구에 있는 한 고등학교 도서관이다. 이 매체에 따르면 교장에게 곧바로 통보가 가 빈대 탐지 업체를 불렀고, 이 업체가 탐지견을 데리고 이날 오전 8시께 출동해 현장을 검사, 도서관뿐 아니라 교사실, 일부 교실 등 건물 여러 지점에서 빈대 서식을 확인했다.

빈대가 발견됐다는 소식에 이날 해당 학교 학생 1200명과 교사 150명은 등교를 거부했다. 발레리 페크레스 일드프랑스 주지사는 “빈대가 있다는 신고가 들어와 교실 3곳을 폐쇄했다”며 “소독 작업이 마무리됐고, 상황이 잘 통제되어 학교 폐쇄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르파리지앙은 “빈대에 물린 경험이 있는 학생과 선생님들이 빈대 발견 소식에 몸서리를 쳤다”고 전했다. 학교 측은 그러나 수업 철회권을 사용한 교사들에게 “정당한 사유가 있어야 한다”는 입장을 전했고, 교육 당국 역시 “빈대는 위험하지 않고 전염병을 옮기지 않으며 다만 불쾌할 뿐”이라며 교사들의 출근을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람과 동물의 피를 빨아먹는 빈대는 한국에선 1970년대에 자취를 감췄다. 공중 위생 강화 정책의 일환으로 DDT 등 강력한 살충제가 광범위하게 사용되면서다. 그러나 유럽의 대표적 선진국인 프랑스에서는 쉽사리 사라지지 않으면서 종종 기승을 부리고 있다. 파리에선 새 아파트를 얻을 때 빈대가 있는지 여부부터 확인할 정도다.

프랑스에선 2018년에만 총 40만 곳에서 빈대가 출몰했고, 2020년에는 병원과 영화관에서도 발견되는 등 사회 문제가 됐다. 결국 정부가 나서서 빈대 퇴치 방법을 홍보하고, ‘빈대 박멸 핫라인’을 개설하는 등 ‘빈대와의 전쟁’을 치르기도 했다. 프랑스에서는 “빈대가 잘 사라지지 않는 것은 일부 관광객과 이민자들이 옮겨오기 때문”이라는 인식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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