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비행기 추락 사고에서 생존한 4남매가 실종 40일째인 9일(현지시각) 카케타주 솔라노 정글에서 군인들과 원주민에게 구조돼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아마존 정글에서 비행기 추락 사고로 실종됐던 4남매가 40일 만에 생환했다. 남매들 중 첫째가 동생들을 돌봤으며, 아마존 지역의 원주민식 가정교육을 받은 덕에 섭취할 수 있는 씨앗, 식물 등을 먹으며 생존한 것으로 전해졌다. 4남매가 어떻게 아마존에서 버텼는지 뒷이야기가 속속 전해지는 가운데, 구조 당시 순간도 콜롬비아 언론을 통해 공개됐다.

12일(현지시각) AFP통신에 따르면 콜롬비아 현지 언론은 4남매가 극적으로 구조되던 순간을 촬영한 영상을 지난 11일 방송했다. 레슬리(13), 솔레이니(9), 티엔 노리엘 로노케(5), 크리스틴 네리만 라노케(1) 등 무쿠투이 4남매는 지난 9일 구조됐다.

영상 속 아이들은 쇠약해진 모습이었다. 제대로 먹거나 자지 못한 탓에 볼이 파일 정도로 야윈 것으로 보인다. 원주민 수색대가 노래를 부르고, 신성한 식물로 여겨지는 타바코를 태우면서 4남매의 생환을 축하하는 모습도 영상에 담겼다.

구조대원 니콜라스 오도네즈 고메즈는 “장녀인 레슬리가 막내를 품에 안고 내게 달려왔다”며 “레슬리는 ‘배고파요’라고 말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어 “남자아이 두 명이 땅에 누워 있었다”며 “그 중 한 아이가 일어나 내게 ‘우리 엄마가 돌아가셨어요’라고 말했다”고 했다.

아마존 경비행기 추락사고 후 기적적으로 생환한 4남매 중 한 명이 10일(현지시각) 콜롬비아 보고타의 카탐 공군 기지에 도착해 이송되고 있다./AFP 연합뉴스

고메즈는 아이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긍정적인 말을 건넸다고 한다. 그는 “우리는 친구이고, 아이들의 아버지, 삼촌 등 가족들이 보낸 사람이라고 말해줬다. 우리가 바로 가족이라고도 했다”고 전했다.

4남매는 탈수 증세와 벌레 물림, 영양실조 증상 등을 보였으며, 현재 보고타 군 병원으로 옮겨져 회복 중이다. 아이들은 아직 단단한 음식을 섭취하지는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이들은 앞서 지난 1일 어머니와 함께 비행기를 탔다가 추락 사고를 겪었다. 이 사고로 4남매를 제외한 성인 탑승객 3명은 모두 숨졌다. 아이들의 어머니는 추락으로 크게 다쳤으나 나흘 정도는 살아 있었다고 한다. 어머니는 마지막으로 장녀 레슬리에게 “동생과 함께 살아 나갈 방법을 찾아야 한다. 스스로를 구해야 한다”는 유언을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