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용병그룹 와그너가 우크라이나 동부 바흐무트를 러시아 정규군에게 넘기고 철수한다고 밝혔다.
25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 BBC 등에 따르면 와그너 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이날 텔레그램에 올린 영상에서 “우리는 바흐무트에서 부대를 철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프리고진은 이날 오전 5시부터 철수가 시작됐으며, 내달 1일까지 대부분 부대가 후방에 있는 캠프로 재배치 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해당 영상에서 프리고진은 헬멧, 방탄조끼 등 전투 장비를 착용하고 있다. 그가 총기를 든 병사들, 탱크 위에 앉은 전차병들과 대화를 나누는 모습도 담겼다. BBC는 영상 속 지역이 바흐무트 동쪽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프리고진은 러시아 군대를 돕기 위해 일부 병력이 남아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와그너 병사들에게 러시아군을 위해 탄약을 남겨두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와그너 그룹은 지난 20일 바흐무트를 점령했다고 발표했으나, 우크라이나 측은 바흐무트가 함락되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와그너 그룹이 정규군에 바흐무트를 이양한다고 발표한 상황에서도 우크라이나의 한나 말리아르 국방부 차관은 “바흐무트 일부 지역을 통제하고 있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일각에서는 러시아에게 이 지역은 전략적 가치가 거의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바흐무트 점령은 긴 전쟁을 이끌어온 러시아에게 상징적인 승리가 될 것이라고 매체는 전했다.
한편 프리고진은 와그너 용병들에게 충분한 포탄이 지급되지 않는다며 러시아 군당국을 수차례 비판한 바 있다. 그는 이달 초 탄약 부족을 주장하며 바흐무트에서 철수할 수 있다고 당국을 압박하기도 했다. 지난 24일에는 친러시아 블로거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를 잃을 수 있는 상황에 있다”며 전 국민을 동원해 총력전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