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의 상징인 마천루를 이루는 고층빌딩이 미국 뉴욕을 가라앉게 만드는 원인으로 지목됐다.
17일(현지 시각)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미국지질조사국(USGS) 소속 지질학자인 톰 파슨스가 이끄는 연구팀은 뉴욕시가 매년 1~2mm씩 가라앉고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5개 특별구로 구성되는 뉴욕시는 브롱크스를 제외한 맨해튼, 브루클린과 퀸스, 스탠턴 아일랜드 등 4개 지역이 섬에 위치하고 있다.
맨해튼 남부 등 일부 지역의 경우 침하 속도가 2배가량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온난화로 세계의 빙하들이 녹아내려 바닷물이 불어나는 상황에서 뉴욕 주변의 해상수위 증가 속도는 지구 평균보다 2배나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팀은 미국 동부 해안가에 있는 뉴욕이 가라앉는 원인으로 건축물을 지목했다. 연구진은 뉴욕을 짓누르고 있는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크라이슬러 빌딩 등 100만개의 건축물 무게가 총 1조6800억 파운드(약 7620억㎏)에 달한다고 추산했다. 이는 코끼리 1억4000만 마리의 몸무게와 맞먹고, 프랑스 파리 에펠탑의 무게가 1만1천t가량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7만 개의 에펠탑에 해당하는 무게다.
도시화에 더해 지질도 문제가 되고 있다. 뉴욕의 대형 빌딩은 편암과 같은 단단한 기반이 아닌 모래와 진흙 혼합지에 세워진 경우도 꽤 많다고 한다.
지반 침하 현상에 더해 온난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도 뉴욕 침하의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뉴욕 주변의 바닷물 수위는 1950년 이후 22㎝ 상승했다. 연구팀은 침수가 반복될 경우 건물을 지반에 고정하는 철강구조가 바닷물에 노출돼 녹이 슬 수 있어 안전이 우려된다고 했다.
또 기후변화로 이번 세기말이 되면 폭풍으로 인한 큰 홍수가 지금보다 4배 이상 많이 발생할 것으로 연구팀은 예측했다.
연구팀은 “840만 명의 인구가 밀집된 뉴욕시는 해수면 상승, 침하, 자연적 및 인위적 원인으로 인한 폭풍 강도 증가 등 다양한 종류의 침수 위험에 직면하고 있다”고 요약했다. 이 연구 논문은 환경학술지 ‘어스 퓨처(Earth’s Future)’ 5월호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