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군을 참수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영상. /트위터

우크라이나 포로들이 러시아군에 의해 참수되는 것으로 추정되는 영상이 확산했다. 이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군을 ‘짐승’이라고 표현하며 거세게 비난했다.

11일 CNN 방송과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최근 소셜미디어에는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에 의해 참수되는 것으로 추정되는 영상이 퍼졌다. 1분 40초 남짓한 길이의 영상에는 위장복 차림에 마스크를 쓴 남성이 군복 차림의 남성의 목을 베는 장면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비명과 함께 다른 남성이 러시아어로 “머리를 사령관에게 보내야 한다”고 말하는 음성도 녹음됐다고 한다.

또 지난 8일에는 러시아 민간군사기업 와그너 소속 군인들이 촬영한 것으로 추정되는 영상이 텔레그램에 올라왔는데, 여기에는 우크라이나군으로 추정되는 시신 2구가 머리와 손이 잘린 채 군용차 옆에 방치된 모습이 담겼다고 CNN은 전했다. 러시아어로 “(장갑차가) 지뢰에 걸렸다. 그들이(우크라이나군이) 그들을 죽였다”고 웃으며 말하는 소리도 담겼다고 한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영상들에 나오는 피해자 신원을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영상들이 언제, 어디서 촬영됐는지는 명확하게 밝혀진 바 없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번 영상에 대해 러시아군을 '짐승'이라고 표현하며 강하게 비난했다. /@NatalkaKyiv 트위터

젤렌스키 대통령은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화상 연설에서 “세상 누구도 절대 간과해서는 안 되는 것이 있다. 바로 이들 짐승이 살인을 얼마나 쉽게 저지르는지 말이다”라고 했다. 이어 “우리는 아무것도 잊지 않을 것이고 이들 살인자를 용서하지도 않을 것”이라며 “우크라이나 포로를 처형하는 이 영상을 전 세계가 봐야 한다”고 했다.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이 같은 범죄를 저지른 이들로 와그너그룹을 지목했다. ISW는 “와그너그룹이 도네츠크의 바흐무트에서 우크라이나군을 참수하는 등 전쟁범죄를 계속해서 저지르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루한스크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발생했다고 보고했다.

유럽연합(EU)은 “영상이 진짜일 경우, 이는 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의 비인도적이고 잔인한 본질을 또 다시 일깨우는 것”이라고 했다. EU 대변인 나빌라 마스랄리는 “EU는 전쟁 범죄의 모든 가해자와 공범자들에게 책임을 묻겠다는 약속을 다시금 확고히 한다”고 했다. 다만 영상 진짜인지, 가짜인지에 대한 정보는 아직 들어오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러시아 측은 영상의 진위 여부를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물론 영상 자체는 끔찍하다”면서도 “이것이 사실인지 아닌지,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만약 그렇다면 어디서, 어느 쪽에서 일어났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