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시리아 지진 발생 9일째. 이미 ‘골든타임’ 72시간을 한참 넘긴 시점이지만 잔해 속 200여 시간을 버티고 기적적으로 생환하는 사람들의 소식이 곳곳에서 전해지고 있다.
14일(현지시각) 튀르키예 매체 TRT월드는 남부 지역 아디야만에서 77세 생존자가 지진 발생 약 212시간 만에 구조됐다고 보도했다. 당국은 이 생존자의 구체적인 인적사항을 공개하지 않았으나, 일부 언론은 ‘파트마 구잉게르’라는 이름을 가진 여성이라고 전하고 있다.
앞서 남부 하타이주 안타키아에서는 붕괴된 건물 아래서 208시간 만에 65세 남성과 어린 여성이 함께 구조됐다. 아디야만에서도 라마잔 유셀(45)이 207시간 만에 돌아왔다. 진앙지와 가까운 카흐라만마라슈에서 역시 35세 여성 생존자 한 명이 205시간 만에 발견됐다.
사람이 생존할 수 있는 ‘골든타임’을 훌쩍 넘기고 기적처럼 생환한 사람들은 이뿐만이 아니다. 바키 예니나르(21)·무하메드 에네스 예니나르(17) 형제는 지진 발생 200시간이 지난 후 무사히 구조됐다. 바키는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단백질 파우더(분말)를 먹으며 생명을 유지했다고 한다.
앞서 7.8 규모였던 이번 강진은 지난 6일 새벽 4시17분쯤 지안테프주 누르다으에서 동쪽으로 약 26㎞ 떨어진 곳에서 발생했다. 진원 깊이는 약 17.9㎞이며 이후 수 시간 동안 7.5 규모의 강력한 여진을 포함해 100여 차례 이상의 여진이 일어났다.
현재 튀르키예와 시리아 양국에서 확인된 사망자 수는 4만1000여명을 넘어섰다. 구출한 생존자는 약 8000명이다. 전문가들은 아직 최대 20만 명이 무너진 건물 잔해에 깔려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이번 지진 사망자가 10만 명 이상이 될 가능성도 무려 24%에 이른다고 전했다. 따라서 인명피해 통계는 계속해서 늘어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