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이 담가 둔 술을 마시고 기절한 것으로 추정되는 코끼리가 숲에 누워있다. /PTI통신

인도의 한 마을에서 코끼리 20여마리가 주민들이 만들어 둔 술을 마시고 만취해 곯아떨어지는 일이 벌어졌다.

10일(현지 시각) 인도 PTI통신은 지난 8일 동부 오디샤주의 한 정글에서 코끼리 24마리가 인근 주민들이 담가 둔 ‘무후아’를 마신 뒤 흔들어도 깨지 않을 정도로 깊이 잠드는 일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무후아는 마후아 나무의 꽃으로 만드는 인도 전통 증류주다.

주민 나리아 세티는 “오전 6시쯤 무후아를 가져가기 위해 정글에 도착했는데 술을 담아둔 항아리가 전부 깨져있었다”며 “코끼리들은 그 옆에 그대로 기절해 있었다”고 설명했다. 코끼리들은 지역 야생동물 관리인들이 큰 소리로 북을 친 후에야 겨우 잠에서 깨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술에 덜 깬 모습으로 비틀거리며 서식지가 있는 깊은 정글 속으로 돌아갔다고 한다.

다만 이들이 정말 술을 마시고 취해서 잠든 것인지는 정확히 확인되지 않았다. 한 산림 관계자는 “코끼리들이 단순히 그 장소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던 것일수도 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일제히 코끼리들이 마후아 나무 꽃의 달콤한 향을 좋아한다면서 서식지 인근에서 절대 무후아를 담그지 말라고 조언했다. 야생동물 전문가 카틱 사탸나라얀은 “코끼리가 무후아 냄새를 맡으면 집 벽까지 파괴하고 들이닥치는 경우도 있다”며 “그렇게 취해서 돌아오는 길에 나무나 집 등을 또 부순다”고 했다.

실제로 지난 4월 무후아 술을 빚고 있던 5명의 사람이 코끼리의 공격을 받아 전원 사망에 이르게 되는 일이 있었다. 당시 산림 관계자는 “코끼리는 후각이 매우 발달해 있어 무후아 냄새를 즉시 감지한다”며 “코끼리가 지나다니는 숲 인근에서는 절대 무후아를 담그지 말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