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육군 군의관과 그의 아내가 러시아 정부를 위해 스파이 활동을 한 혐의로 기소됐다.
29일(현지 시각) CNN 방송·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 연방 검찰은 미군 병사들의 의료 기록을 러시아 정부에 제공하려고 모의한 혐의로 제이미 리 헨리 육군 소령과 그의 아내 안나 가브리엘리안 볼티모어 존스홉킨스 병원 마취과 의사를 기소했다. 검찰은 이들이 러시아 대사관 직원으로 위장한 FBI 요원과 접촉하면서 덜미가 잡혔다고 밝혔다.
기소장에 따르면 부부는 지난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러시아 대사관에 접촉해 미군 의료 기록을 제공하겠다고 제안했다. 헨리 소령은 자신이 근무했던 포트 브래그 군사 기지의 육군 장교·국방부 직원 등의 개인 의료 기록을 빼내 러시아에 넘길 계획이었다.
아내 가브리엘리안도 박사로 근무했던 볼티모어 존스홉킨스 병원의 미군 의료 기록을 러시아에 제공할 계획을 세웠다. 그녀는 러시아 대사관 직원으로 위장한 FBI 요원에게 “미국이 전시에 육군 병원을 설립하는 방법과 미국이 우크라이나군에 제공한 훈련 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고 하기도 했다.
FBI 요원은 지난달 중순 이들 부부에 접근했다. 기소장에 따르면 가브리엘리안은 FBI 요원에게 “러시아에 대한 애국심 때문에 해고되거나 감옥에 가더라도 최대한 러시아를 돕고 싶다”고 했다. 헨리 소령도 “미국이 실제로 러시아에 선전포고를 할 때까지 돕겠다”면서 “전쟁이 시작된 후 러시아군에 자원 입대하는 방안도 고려했다”고 했다.
유죄가 확정되면 이들은 공모 혐의로 최대 5년, 의료 정보 공개 혐의로 건당 10년형에 처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