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왕손과 부인 메건 마클. / 조선DB

영국 해리(37) 왕손이 “당분간 내 집은 우리를 팔 벌려 환영해준 미국”이라며 “늘 어머니(다이애나빈)의 존재감을 느낀다”고 20일(현지 시각) 미국 NBC 프로그램 ‘투데이’와 인터뷰에서 말했다.

해리 왕손과 부인 메건 마클(40)은 2020년 1월 영국 왕실에서 재정적으로 독립하겠다며 결별을 선언하고, 그해 3월 미국 캘리포니아로 이주했다. 버킹엄궁은 작년 2월 “해리 왕손 부부가 여왕에게 왕실 구성원으로 복귀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알렸다”며 “왕실 가족으로서 임무에서 물러나면 공적인 책임과 의무를 계속할 수 없다는 것을 여왕이 확인했다”고 밝혔다.

해리 왕손은 “미국에서 편안함을 느낀다”며 “우린 산타바바라에 훌륭한 커뮤니티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1997년 교통사고로 일찍 세상을 뜬 어머니 다이애나빈에 대한 애틋한 마음도 털어놓았다. 해리 왕손은 “거의 모든 일에서 어머니의 존재감을 느끼게 된다”며 “특히 (부인과 함께 왕실을 떠나있는) 지난 2년간 더욱 그랬다”고 밝혔다. 그는 “어머니가 형(윌리엄 왕세손)을 도왔던 것처럼 이제는 나를 돕는 것 같다. 어머니는 늘 우리를 지켜보신다”고 말했다.

프로그램 진행자인 호다 코트브가 “다이애나빈은 당신을 자랑스러워 하실 것”이라고 하자 해리 왕손은 “그럴 것”이라고 답했다.

해리 왕손은 늘 아버지가 되기를 바랐고, 아버지가 되는 것과 관련한 모든 것을 사랑한다고 말했다. 그는 부인과 사이에 두 살짜리 아들 아치와 작년에 태어난 딸 릴리벳을 뒀다.

해리 왕손은 아버지(찰스 왕세자)와 형이 그리웠느냐는 질문에는 일정을 마치고 아이들에게 돌아갈 계획에 대해 얘기하며 즉답을 피했다.

해리 왕손은 최근 할머니인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을 만난 이야기도 나눴다. 그는 부인과 함께 윈저성에 방문해 할머니와 차를 마셨다며 “우리는 정말 특별한 관계다. 다른 사람들과는 나눌 수 없는 얘기를 한다”며 “여왕은 정말 유머 감각이 뛰어나다. 다양한 곳에서 유머러스한 것들을 찾아낸다”고 말했다. 그는 “여왕의 상태는 아주 좋았다”며 “나는 여왕이 보호받고 있는지, 주변에 올바른 사람들이 있는지 확인했다”고 말했다.

해리 왕손은 “일정한 나이가 지나면 생일이 지루해지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21일 96세 생일을 맞았다. 여왕은 공식 일정 없이 노퍽주 샌드링엄 영지에 있는 우드 팜 별장에서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낼 것이라고 영국 텔레그래프 등이 전했다. 우드 팜 별장은 작년에 별세한 남편 필립공이 2017년 공무에서 은퇴한 뒤 지낸 곳이다.

해리 왕손은 6월 여왕의 즉위 70주년 기념행사(플래티넘 주빌리) 참석 여부에 대해서는 “보안 문제가 있다”며 말을 아꼈다. 그는 가족과 함께 영국을 방문하려면 경찰 경호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개인적으로 비용을 내겠다고 했지만, 영국 정부는 이를 거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