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남부의 항구도시 헤르손에서 대규모 시위가 벌어진 가운데 한 시위자가 러시아군 장갑차 위로 올라타 우크라이나 국기를 흔들었다./트위터

러시아군이 점령한 우크라이나 도시에서 대규모 시위가 벌어진 가운데 한 시민이 우크라이나 국기를 들고 달리는 러시아 군용차에 올라타는 일이 벌어졌다.

5일 BBC,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2일 러시아군에 점령된 우크라이나 남부의 항구도시 헤르손에선 이날 러시아군의 점령을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BBC는 이번 시위에 2000여명이 참가한 것으로 추산했다.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당시 영상을 보면 시위대는 러시아군이 점령한 거리로 나와 우크라이나 국기를 흔들며 항의했다. 러시아군은 시위대를 해산시키기 위해 공중에 총을 쏘기도 했으나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이어갔다.

시위대는 우크라이나 국기를 흔들며 “(푸틴은) 파시스트”라고 외치는가 하면 “헤르손은 우크라이나다”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했다.

한 남성이 러시아군 장갑차에 올라타 우크라이나 국기를 흔들고 있다./트위터

이날 트위터에 올라온 또 다른 영상엔 우크라이나 국기를 든 시위자가 러시아군 장갑차 위로 뛰어드는 모습이 담겼다. 이 시위자는 달리는 장갑차 위에 올라타 국기를 힘차게 흔들었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트위터를 통해 시위 현장 모습이 담긴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쿨레바 장관은 “용감한 헤르손은 우크라이나와 세계에 영감을 준다”며 “수천명의 평화로운 우크라이나인들이 무장한 러시아 군인들 앞에서 러시아의 점령에 항의한다. 정말 대단하다”고 했다.

러시아 모스크바는 헤르손에 대한 통제권을 확보했다는 입장이다. 러시아군은 현재 헤르손 TV타워를 장악했고 이 지역 TV에선 우크라이나 채널 하나를 제외하곤 러시아 채널만 나오고 있다.

시민들은 여전히 러시아군과 맞서고 있다. 아직 헤르손 시청엔 우크라이나 국기가 그대로 게양돼 있는 상황이다.

이호르 콜리카이예프 헤르손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지금까지는 우리 위에 우크라이나 국기가 있다”면서도 “이를 유지하기 위해선 오후 8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통행금지와 같은 규칙들을 지켜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시위대를 향해 “나는 집회를 금지할 수도 없지만 시위대 조직을 허용할 수도 없다”며 “항상 시민들의 안위를 걱정할 것이고 조심하라고 당부할 것”이라고 했다.

5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남부의 항구 도시 헤르손에서 러시아군 점령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트위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