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일본 교토의 조선인 마을인 우토로 지구에 불을 지른 혐의로 체포된 22세 남성이 재판에 넘겨졌다. 일부 일본의 네티즌들은 “반일 감정을 가진 범죄에 관해서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소셜미디어에서 해시태그(#) 운동을 벌이고 있다.
27일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교토지검은 이날 우토로 지구의 주택에 불을 낸 아리모토 쇼고(22)를 비거주 건조물 등에 대한 방화 혐의로 기소했다. 우토로 지구는 태평양전쟁 당시 군비행장 건설을 위해 동원된 조선인 노동자들이 모여 지내면서 집단 거주지가 된 곳이다.
이번 사건에 대해 일본 시민단체 ‘교토부·교토시의 유효한 헤이트스피치 대책의 추진을 요구하는 모임’은 “증오범죄는 개인뿐 아니라 사회에도 위험한 범죄”라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 또한 수사 결과 차별적 동기에 의한 범행이었을 경우 양형 판단에도 고려해야 하며, 행정적으로도 차별 선동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일부 네티즌들은 해당 사건을 ‘재일한국인에 대한 일본인의 증오범죄’라고 규정하는 데 대해 반발하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이들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과거 한국인이 일본인에게 행한 범죄 사건 등을 언급하며 “반일 범죄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일본인을 향한 증오범죄를 비난하라’ ‘재일한국인의 인권만 주장하는 일본차별주의자에 항의한다’ 등의 해시태그(#)를 붙인 글을 지속해서 올리는 운동을 벌였다. 이들이 언급한 사건에는 2004년 30대 한국인 남성이 서울 일본인학교에 등교하는 유치원생을 흉기로 습격한 사건 등이 있다.
한편 나라현에 주소지를 둔 아리모토는 지난 8월 30일 오후 4시 10분쯤 해당 지역 빈 주택의 마루에 불을 붙였다. 이로 인한 화재로 다행히 사상자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주변 집과 창고 등 건물 7채가 전소됐다. 또한 재일조선의 역사를 담은 자료 50여 점이 소실됐다. 해당 자료는 내년 4월 개관 예정인 우토로평화기념관에 전시될 예정이었다.
아리모토는 경찰에 범행 동기로 “한국이 싫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아리모토는 지난 7월 24일에도 재일본대한민국민단 아이치 본부 건물에도 방화를 저지른 바 있다. 이 사건으로 그는 올해 10월 아이치현 경찰에 체포된 뒤 나고야지검에 의해 지난달 건조물 손괴 등의 혐의로 기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