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네이도 속에서 아이들을 지킨 브라아나 글리슨. /CNN 방송 화면

사상 최악의 토네이도가 미국 중부를 초토화하던 날, 부러진 팔로 어린 두 자녀를 무사히 지켜낸 엄마의 사연이 전해졌다.

기적 같은 이야기의 주인공은 미국 켄터키주 도신 스프링스에 사는 브라아나 글리슨이다. CNN 보도에 따르면 그는 토네이도가 마을을 덮쳤던 지난 10일 밤 사이렌이 울리자 함께 있던 4살 아들과 2살 딸을 껴안았다. 그 순간 굉음과 함께 강한 바람이 몰아쳤고 글리슨은 두 팔로 아이들을 더 세게 감쌌다.

악몽 같았던 순간이 지나고 잠시 후 글리슨과 가족들은 집에서 60m가량 떨어진 곳에서 눈을 떴다. 토네이도에 휩쓸려 그대로 날아간 것이었다. 그는 “정신을 차려보니 우리는 집에 없었다. 그저 땅 위 어딘가에 있었을 뿐”이라며 “내가 할 수 있었던 일은 나와 내 아이들을 도와줄 사람을 찾는 것이었다”고 회상했다.

토네이도 피해 현장. /AFP 연합뉴스
토네이도 피해 현장. /EPA 연합뉴스

글리슨은 아이들을 지키려 애쓰던 사이 자신의 팔이 부러졌다는 것도 나중에야 알았다. 심한 머리 부상을 얻었고 얼굴 곳곳에는 멍이 들었다. 그런 상황에서도 다행히 그의 두 아이는 조금의 상처도 입지 않았다. 글리슨은 “아이들이 무사하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며 “당시 침대 위에 있었던 것이 도움이 된 것 같다”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번 토네이도로 인한 희생자 수는 현재까지 파악된 것만 최소 88명이다. 이중 켄터키주에서만 74명이 나왔다. 특정 지역에서는 100명 이상의 소재가 여전히 파악되지 않아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