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현지 시각) 오전 허리케인 '헨리'의 영향을 받은 뉴저지주에 폭우로 인해 도로가 물에 잠기고 차들이 침수됐다./트위터

허리케인 ‘헨리’가 21일(현지 시각) 보스턴 등 미국 북동부 지역을 향해 북상하면서 당국이 기상경보를 발령하는 등 긴장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폭우로 인해 침수된 차량에 시민이 갇히는 등 피해도 발생했다. 이 지역에 허리케인이 닥치는 것은 1991년 이후 30년 만이다.

미국 국립허리케인센터(NHC)에 따르면 최대 풍속 시간당 120㎞인 헨리는 이날 오전 열대성 폭풍에서 허리케인으로 격상됐으며 시속 33㎞로 북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 속도라면 헨리는 23일 오전 코네티컷에 상륙하고, 23일 오후 보스턴이 있는 매사추세츠, 24일 뉴햄프셔주를 관통하게 된다.

현재 헨리의 영향권에 있는 지역은 매사추세츠·코네티컷·로드아일랜드·버몬트·메인·뉴햄프셔 등 북동부 6주와 뉴욕주의 롱아일랜드 등이다. 이미 몇몇 지역에는 허리케인의 영향이 미치고 있다. 미 국립기상청에 따르면 뉴욕 맨해튼 센트럴파크에는 21일 113㎜의 비가 내렸다. 이는 1988년 기록된 센트럴파크의 최대 강우량을 넘은 수치다. 뉴저지, 펜실베이니아 등에도 150㎜ 이상의 비가 예상된다고 CNN은 보도했다. 보스턴에서는 몇몇 지하철역 주변에 침수 방지 장벽을 설치했다. 매사추세츠주 웨스트버러카운티에서는 갑작스러운 폭우로 인해 침수된 차 안에 시민들이 갇히기도 했다.

22일(현지 시각) 오전 허리케인 '헨리'의 영향을 받은 뉴저지주에 폭우로 인해 도로가 물에 잠기고 차들이 침수됐다./트위터

CNN에 따르면 약 5000만명이 허리케인 영향력 아래 놓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CNN은 3700만명이 열대성 폭풍 경보, 1200만명이 폭풍 해일 경보 지역에 있다고 보도했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 시장은 21일 오후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모든 해변을 폐쇄했으며, 가능하면 모든 사람들에게 실내에 머물 것을 요청했다. 코네티컷의 해안마을 길퍼드와 브랜퍼드, 롱아일랜드 동쪽의 사우샘프턴 등에는 강제대피령이 내려진 상태다. 22일부터는 뉴욕-보스턴을 오가는 기차편도 취소됐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북동부 일대에 허리케인이 오는 것은 30년 만이다. 1985년 1급 허리케인 ‘글로리아’가 롱아일랜드에 상륙한 당시 수십만 명이 대피했고 약 150만가구가 정전됐다. 1991년에는 2급 허리케인 ‘밥’이 이 지역을 강타해 12명이 숨졌다. 2급 허리케인은 1급 허리케인보다 최대 풍속이 초속 10m 더 빠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