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미국에서 살해당한 17세 소녀의 시신 사진이 인스타그램 등에 퍼졌던 사건이 다시 한번 공분을 일으키고 있다. 범인이 피해자와 성관계하고 살인을 저지르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검찰이 한 다큐멘터리 제작진에게 넘긴 사실이 드러나자, 유족이 분노하며 소송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사건은 2019년 7월 13일 뉴욕에서 발생했다. 유티카에 살며 대학 진학을 앞두고 있던 17세 소녀 비앙카 데빈스는 콘서트를 함께 본 브랜든 클라크(당시 21)에게 귀가하던 자동차 안에서 무참히 살해당했다.
당시 클라크는 숨진 비앙카의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만행까지 저질렀다. 이용자들의 삭제 요청이 쇄도했지만 인스타그램 측이 클라크의 계정을 삭제할 때까지 해당 사진은 20시간 동안 전 세계 사람들에게 노출됐다. 그 사이 사진이 공유된 것만 해도 수백 회였으며, 이를 악용해 패러디 사진을 유료로 판매하겠다는 비윤리적인 글까지 등장했었다.
클라크는 범행 이후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으나 실패했고 지난 3월 법원에서 징역 25년형을 선고받았다. 재판이 끝난 후 사건이 마무리되는 듯했으나 비앙카의 가족은 최근 더욱 충격적인 사실을 확인하게 됐다. 클라크가 비앙카와 성관계를 하고 살해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이 한 다큐멘터리 제작진에게 유출됐다는 것이었다.
제작진이 영상을 확보한 경로는 다름 아닌 검찰이었다. 제작진이 보도를 목적으로 영상을 요청했고 이를 스콧 맥나라마 지방검사가 아무 거리낌 없이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앙카의 어머니는 맥나라마 검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며 “문제의 영상과 살해 순간이 담긴 사진들이 온라인에 유포될 가능성이 있다”고 두려워했다.
영국 BBC는 17일 이같은 사연을 보도하면서 맥나라마 검사에게 답변을 요청했으나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비앙카 어머니는 여전히 딸의 시신 사진을 조롱의 대상으로 삼거나 패러디한 게시물 때문에 고통받고 있다고 전했다. 또 유족 측이 파악한 데 따르면 지금까지 두 팀의 다큐 제작진이 비앙카의 영상과 나체 사진들을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 측 변호인은 BBC에 “이들 가족은 2년 전 비앙카가 세상을 떠난 뒤 하루도 평온한 날을 보낸 적 없다”며 “정작 피해를 본 비앙카의 어머니는 다큐 제작진들이 검찰에게 받은 영상들을 보지도 못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