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시절 연방중소기업청(SBA) 관리로 일한 한국계 세리 김(Sery Kim)이 연방하원의원 보궐선거에 도전한다고 11일 미국 정치전문매체 더힐 등이 전했다./세리김홈페이지 연합뉴스

연방 하원의원 보궐 선거에 출마하는 한국계 미국 정치인이 중국 이민자를 비하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1일(현지 시각) 오는 5월 1일 텍사스주 제6선거구 연방 하원의원 보선에 출마하는 공화당 세리 김 후보가 지난달 31일 공화당 단체가 주최한 후보 토론회에서 논란이 되는 발언을 했다고 전했다.

텍사스 출신의 김 후보는 이민 문제와 관련, 중국 이민자와 중국 전반에 관해 얘기하면서 “나는 이곳에서 그들을 전혀 원하지 않는다”며 “그들은 우리의 지식재산권을 훔친다. 우리에게 코로나바이러스를 준다. 그들은 스스로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했다. “중국이 우한 연구소에서 바이러스를 만들었다”라는 발언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후보는 “솔직히 나는 한국인이기 때문에 이 말을 할 수 있다”며 “나는 중국이 실제로 만든 문제점들을 비난하는 상황에 대해 차별을 느낀 적이 없다”고 했다.

김 후보의 발언은 공화당 소속 한국계 연방 하원의원인 영 김, 미셸 박 스틸 의원으로부터 지적을 받았다. 두 의원은 성명을 내고 “김 후보의 언급은 특히 아시아태평양계 공동체를 겨냥한 증오가 증가하는 시점에 수용할 수 없고 상처를 주는 것”이라며 “우리는 오늘 그녀에게 이 점을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또 “중국계 미국인, 모든 아시아계 미국인도 미국인이며 매일 우리 공동체에 기여하고 있다”며 “아시아인과 아시아계 미국인을 향한 차별과 폭력은 중단돼야 한다. 어떤 인종의 미국인도 바이러스 확산에 대한 책임이 없다”고 했다.

김 후보는 CNN과 인터뷰에서 자신의 발언을 취소할 생각이 없다면서 “중국 공산당을 향한 것이지, 아시아계, 특히 억압적 정권을 피해온 중국 이민자를 겨냥한 것이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어린 시절 부모를 따라 텍사스에 정착한 김 후보는 로펌 변호사로 활동하다 트럼프 행정부 시절 보건복지부 수석 고문과 SBA 여성기업국 국장보를 지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 보건복지부에서도 고문으로 일했다. 그는 출마 선언 영상에서 “내 부모는 아메리칸 드림을 좇아 한국에서 이곳에 이민을 왔다. 두세 개 일도 마다치 않으면서 생계를 꾸리셨다”며 “나는 텍사스에서 희생과 노력, 회복의 가치를 배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