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이 미국 체류 석 달 만에 브라질로 귀국했다.
30일(현지 시각) CNN 브라질 등에 따르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6시 40분쯤 수도 브라질리아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그는 자신을 배웅하러 나온 아들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상원 의원과 바우지마르 코스타 네투 자유당 대표 등과 인사를 나눴다.
곧바로 자유당사 내 행사에 참석한 그는 당원들과 자신과 함께 일했던 전직 장관들에게 “지금은 아주 짧은 시간 동안 (룰라의 노동당이) 집권하고 있지만, 그들은 우리의 미래를 위해 필요한 것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 당은 의석 20%를 갖고 있고, 다른 정당들에 우리와 함께할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우리는 의회에서 다수”라며 “우리는 국가를 위한 최선을 원한다”고 했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전날 미국 출국 전 플로리다주 공항에서 만난 CNN 기자에게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에 대한 반대를 이끌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경험 있는 사람으로서 나의 당을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속한 자유당을 지원하기 위해 내년 치러지는 지방 선거에서 브라질 전역을 돌며 유세할 계획도 있다고 덧붙였다. 자유당은 보우소나루를 명예 총재로 추대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작년 10월 대선에서 패배한 뒤 승복 선언을 하지 않다가 룰라 대통령이 취임하기 이틀 전인 12월 30일 미국으로 떠났다.
미국 체류 중이던 지난 1월 8일 그의 지지자들은 브라질리아의 의회와 대법원, 대통령궁 등 입법·사법·행정 3부 건물에 난입해 기물을 파손하는 등 대선 불복 폭동 사태를 일으켰다. 외신들은 이를 2021년 워싱턴 DC에서 벌어졌던 트럼프 지지자들의 1·6 의사당 난입 사태와 비교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브라질 검찰은 폭동을 선동한 혐의로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을 수사 대상에 올려놓고 있다. 보우소나루는 사태가 자신과 관련이 없다는 입장이다. 보우소나루는 지난달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귀국 후 야당 세력을 이끌면서 대선 불복 폭동을 선동했다는 비난과도 맞서 싸울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와 별개로 보우소나루는 사우디아라비아 정부 등으로부터 받은 수십억원 상당의 사치품을 불법 반입하려 했다는 의혹도 받는다. 보우소나루의 2019년 사우디 국빈 방문 시 사우디 왕실이 사치품 3상자를 선물했다는 것이다. 브라질 연방검찰은 이 가운데 2상자는 브라질 세관에 접수됐지만 나머지 하나는 여전히 보우소나루 소유로 남아있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