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잘못된 방향(Wrong Direction)으로 향하고 있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25일(현지 시각)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미국인들 사이에서 코로나감염 사례가 계속 증가 하는 데 대해 CNN 방송에 출연해 이렇게 말했다. 이는 이른바 ‘델타 변이’의 확산으로 미국에서 코로나 신규 확진자가 11만 명으로 치솟는 등 상황이 급속도로 악화되는 상황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 /ap연합뉴스

파우치 소장은 이날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사람들을 중심으로 코로나가 대유행하고 있다”며 “미국민의 50%가 아직 완전한 백신 접종을 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더욱 문제”라고 했다. 미 질병예방통제센터(CDC)에 따르면 2차 접종까지 마친 완전 백신 접종률이 50%를 넘기지 못한 곳은 미국 전체 50개 주(州) 가운데 30개에 달한다.

그는 “면역이 저하된 일부 미 국민은 부스터 샷(추가 접종)이 필요할 수도 있다”며 “장기 이식 환자, 암 화학요법, 자가면역질환, 면역 억제 요법을 받는 사람이 (코로나19에) 취약한 사람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했다. 백신 접종률이 크게 떨어지면서 23일 기준 일주일 평균 신규 감염자는 4만9300여 명으로 한 달 전보다 300% 이상 증가했다. 특히 존스홉킨스대학 집계에 따르면 지난 6월 중순 하루 1만명까지 하락했던 신규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지난 23일에는 11만8000명까지 늘어났다. 미국의 하루 확진자가 10만명을 넘긴 것은 지난 2월 11일 이후 처음이다.

24일 뉴욕 센트럴파크에서 시민들이 백신접종 반대시위를 벌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7일간의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는 5만명에 근접했다. 뉴욕타임스(NYT) 집계에 따르면 23일 기준 최근 7일간의 하루 평균 확진자는 4만8746명으로 2주 전 대비 2.73배로 증가했다. 입원 환자도 57% 늘어난 2만8780명, 하루 평균 사망자는 20% 증가한 271명이었다.

CNN은 “올해 봄과 비교해 백신 접종률이 급락하면서 전국적으로 코로나 확진 수가 급증하고 있다”며 “많은 미국인이 마침내 정상 생활로 돌아가는 근심 걱정 없는 여름을 희망했지만, 최근 코로나 급증은 빠르게 다른 현실을 만들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