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미국에서 레코드판으로 불리는 LP 매출이 CD보다 많았다. LP가 CD 매출을 추월한 건 1986년 이후 34년 만이다.

미국음반산업협회(RIAA)가 10일(현지 시각) 발표한 2020년 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LP 판매액은 약 2억3210만달러(약 2750억원)에 달한다고 CNN 등이 보도했다. 같은 기간 CD 판매액은 약 1억2990만달러(약 1540억원)에 그쳤다. LP는 1970년대와 1980년대 초 가장 인기 있는 형태의 음반이었다. 이후 카세트테이프와 CD 등 디지털 형식의 음반이 등장하며 LP는 사라지는 듯했다.

하지만 2005년 LP의 판매량이 반등하며 미국에서만 1420만달러(약 170억원)어치가 팔렸다. 이후로도 아날로그 감성을 자극하는 LP 매출은 꾸준히 증가했다.

LP의 꾸준한 인기가 추억에 대한 향수 때문만은 아니다. 유니버설 뮤직 측은 “클래식 LP가 그간 지속적으로 판매됐고, 요즘은 젊은 층에서도 LP 모으기가 한창”이라고 했다. 클래식 애호가들은 악기들의 세세한 표현까지 담아낼 수 있는 LP를 꾸준히 선호해 왔지만, 최근에는 젊은 층이 가수들의 앨범을 구매할 때도 “CD 대신 LP 산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유행이라는 것이다.

LP의 재유행 덕분에 새 앨범을 들고 나오는 가수들도 LP 버전의 앨범을 내놓고 있다. 미국 가수 테일러 스위프트, 레이디 가가나 래퍼 카녜이 웨스트 등도 앨범을 LP로 발매했다. 우리나라 가수 최초로 빌보드 핫100 정상을 차지한 방탄소년단(BTS)도 최근 발매한 앨범 ‘다이너마이트’를 LP 형태로도 선보였다.

물론 LP가 CD를 누른 것은 코로나 시기 CD 매출이 급격히 감소한 영향도 크다. 미국 음악 주간지 빌보드에 따르면 코로나로 인한 봉쇄 조치로 CD 매출은 전년보다 48% 감소했다. 반면 LP 매출은 4% 늘었다.

한편 협회 보고서에 따르면 온라인을 통해 음악을 소비하는 형태가 전체 음악 매출의 85%를 차지했다. 스포티파이나 애플뮤직 같은 음악 유료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한 매출은 지난해보다 24%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