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신분을 속이고 정자를 기증해 전 세계 최소 36명의 아이들의 생물학적 아버지가 된 크리스 아젤레스/트위터

정자를 기증해 아이 36명의 생물학적 아버지가 된 남성이 정신 분열증을 앓고 있는 전과자라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최근 미국 시사 월간지 아틀랜틱 등에 따르면, 미국에 사는 크리스 아젤레스(43)는 자신이 23살이던 2000년부터 조지아주 자이텍스 정자은행에 일주일에 두 번씩 자신의 정자를 기증했다. 현금을 받아 생활비로 쓰기 위해서였다.

그러면서 그는 자신을 4개 언어를 구사하는 아이큐 160의 천재이며, 신경 과학 공학 박사 학위 취득을 준비 중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기증자 9623’이란 이름으로 정자를 기증했고, 미국 내 여러 주와 영국, 캐나다 등 3개국으로 보내져 최소 36명의 아이의 생물학적 아빠가 됐다. 자이텍스 정자은행 측은 “그가 인기있는 기증자이며, 그의 정자가 수요가 많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가 작성한 인적사항은 모두 거짓이었다. 그는 대학원에 다닌 적이 없을 뿐 아니라 2000년 대학을 중퇴했다. 1999년 정신 분열증 진단을 받고, 정자를 기증하는 도중에도 정신질환으로 정신병원 입원치료를 받았다. 2005년엔 강도 혐의로 기소돼 8개월 징역형을 살았으며, 2014년엔 사격장 총을 빌려 자살을 시도하기도 했다. 그리고 그의 아버지는 색맹이었다.

보도에 따르면, 이러한 사실은 2014년 자이텍스 정자은행이 아젤레스의 정자를 기증받은 가족들에게 실수로 그의 이름이 적힌 업무 관련 서류를 보내면서 들통났다.

아틀랜틱은 “아기 가족들은 규제되지 않은 정자가 있는 것에 충격을 받았고, 자녀가 정신질환에 걸릴 소인을 물려받았을까 걱정했다”고 전했다.

아이의 가족들은 아젤레스를 사기 혐의로 고소했다. 아젤레스는 경찰서를 찾아 자신이 허위 사실을 기재해 정자를 기증했다고 자수했으나 형사처벌을 피했다. 가족들은 정자은행 측에도 2016년부터 12건 이상의 소송을 제기했다. 현재 조지아 대법원에 1건의 소송이 계류 중이라고 더 썬이 전했다.

최근 자신의 신분이 들통난 지 6년이 지난 후 아젤레스는 팟케스트를 통해 아기와 그 가족들에게 공개적으로 사과했다. 그는 “관련된 가족과 아기들이 마음속으로 나를 용서할 수 있길 바란다”면서 “그들의 신뢰를 저버려 너무 미안하고, 행복하지 않다”고 했다. 이어 “드럼연주자로 성공하기를 꿈꾸던 때 대학을 중퇴하고, 룸메이트 중 한 명이 신문광고를 보고 정자은행을 알려줬다”며 “수입을 얻고, 삶에 안정을 주기 위해 기증을 시작했다”고 했다.

그는 “아이들이 오래도록 행복하고 평화로운 삶을 살길 바란다”면서도 “의도가 악의적이지 않다는 것을 깨닫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이어 “모두는 아니더라도 최소 몇 명은 어느 시점에 만나보고 싶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