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스포츠조선DB, KBS2

[스포츠조선 조민정 기자] '중년 아저씨'들이 대한민국 예능계를 점령하고 있다. 기존 예능에서 활약해 온 이들이 아닌, 배우와 스포츠 스타들의 이색 도전이다. 싱싱한 '예능 새싹'으로 주목받으며 제2, 제3의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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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 새싹' 선두 주자는 종합격투기 선수 출신 방송인 추성훈과 배우 장혁, 지진희를 꼽을 수 있다.

추성훈은 지난해 11월 개인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며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격투기 전설'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던 그는 유튜브에서 친근한 '허당 아저씨'로 거듭났다. 아내 야노 시호의 방을 청소하지 않은 채 공개해 혼나는가 하면 편의점에서 간식을 사다 가족들에게 들켜 당황하는 모습으로 웃음을 선사했다. 스테이크 가게에서는 무려 세 판을 먹고 볼록 나온 배를 그대로 보여주는 모습까지 공개하며 기존의 '강한 남자' 이미지를 완전히 깨버렸다.

JTBC 예능 '늦기 전에 어학연수-샬라샬라'에 출연한 배우 성동일, 김광규, 엄기준, 신승환(왼쪽부터). 사진제공=JTBC

이러한 반전 매력 덕분에 그의 유튜브 채널은 개설된 지 3달 만에 구독자 99만 명을 돌파했다. 그가 먹방을 선보였던 일본의 유명 스테이크 가게는 '추성훈 메뉴'를 출시했고 한국 관광객들로 문전성시다.

추성훈은 tvN STORY 예능 '잘생긴 트롯'에 출연하며 트로트에도 도전했다. "나훈아 선생님의 노래를 꼭 무대에서 불러보고 싶었다"는 이유로 출연을 결심한 그는 예상을 뛰어넘는 트로트 감성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뿐만 아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 '추라이 추라이'에선 다양한 게스트들과 이색 토크쇼를 진행하는 MC로서의 펀치력을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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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성훈이 '허당 아저씨'로 주목받았다면 배우 장혁은 '도전하는 아저씨'의 이미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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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혁은 데뷔 28년 만에 처음으로 트로트 예능 '잘생긴 트롯'에 출연하며 뜻밖의 매력을 보여주고 있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보여줬던 진중한 카리스마를 벗고 열정적으로 트로트를 부르는 모습은 대중에게 신선한 충격이다. 연출을 맡은 황다원 PD는 장혁 섭외 과정에 대해 "(장혁과) 2시간이 넘는 사전 미팅을 하면서 트로트의 정서와 프로그램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받았다"고 했다. 장혁 역시 "(트로트에 대해) 제대로 알고 프로그램에 임해야 잘 해낼 수 있고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답해 진정성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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뿐만 아니라 JTBC 예능 '늦기 전에 어학연수-샬라샬라'에서 장혁은 영어 회화에 도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놀라움을 안기기도. 장혁은 영국 케임브리지로 어학연수를 떠나 배우 성동일·김광규·엄기준 등과 함께 '좌충우돌 영어 배우기'에 나서고 있다. 첫 방송에서 장혁을 비롯한 어학연수 멤버들은 지하철 플랫폼을 착각하고, 18시간을 이동한 끝에 컵라면과 묵은지로 첫날을 버티는 등 인간미 넘치는 모습들을 보이며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장혁은 특유의 열정과 성실함을 무기로 남다른 예능 캐릭터 구축에 힘쓰고 있다.

'진지파' 배우 지진희는 KBS 2TV '킥킥킥킥'을 통해 제대로 망가졌다. 극 중에서 지진희는 전 국민이 사랑한 톱스타였으나 스캔들과 사기에 휘말려 추락한 후 콘텐츠 회사 대표로 제2의 삶을 살게 되는 코믹한 인물을 연기한다.

제작발표회 자리에서 지진희는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제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며 연기 변신을 예고하기도. 첫 방송부터 지진희는 몸을 사리지 않는 코믹 연기로 폭소를 유발했다. 술 취한 채 채권자에게 전화를 걸고, 노숙을 하는가 하면 방귀를 뀌지 않았다며 억울해하는 모습까지 그야말로 망가지는 걸 두려워하지 않는 연기를 선보였다. 지진희의 이색 도전은 기존의 진중한 이미지를 180도 뒤엎으며 예능형 배우로 거듭나게 만들고 있다.

이처럼 중년 스타들이 예능 프로그램에서 두각을 나타내면서 예능의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가고 있는 가운데, 이들이 앞으로 어떤 활약을 펼쳐나갈지 기대를 모은다.조민정 기자 mj.c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