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지민경 기자] 40대 고딩 엄마 정은혜가 독박 육아를 하는 딸의 모습에 속상해했다.
1일 오후 방송된 MBN ‘어른들은 모르는 고딩엄빠3’(이하 ‘고딩엄빠3’)에서는 ‘고딩엄빠’ 사상 최초 ‘모녀 사연자’인 44세 최고령 고딩엄마 정은혜와, 20세에 임신과 출산을 겪은 딸 이수빈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19살에 고딩 엄마가 된 정은혜는 “파란만장했던 제 인생에 아직도 끝나지 않은 고민이 있다”며 자신의 사연을 공개됐다. 정은혜의 엄마는 이혼 후 딸을 홀로 키웠고, 늘 혼자였던 정은혜는 외로움을 잊고자 어린 나이에 남자친구를 사귀고 임신했다.
엄마의 반대에도 정은혜는 아이를 낳았지만 결국 아이 아빠와 헤어지고 혼자서 아이 둘을 키워야 했다. 딸 수빈은 정은혜의 지원 속 간호대에 입학했다. 하지만 딸은 외로움에 학교를 자퇴하고 친구들과 자주 놀러다니다 만난 남자와 연인이 됐다.
남자친구와 하룻밤을 보낸 딸은 만난지 한 달도 안돼 임신을 했다. 남자친구는 자신이 책임지겠다며 아이를 낳자고 했고, 딸 역시 엄마처럼 20세에 엄마가 됐다.
정은혜는 “맨처음에 들었을 때는 하늘이 무너지는 줄 알았다. 엄마가 힘든 걸 뻔히 봤으면서 왜 똑같은 길을 가려고 하는지”라며 “우리 엄마 마음도 저렇게 아팠겠구나 싶었다. 저도 그 나이에 시작해서 힘든걸 너무 다 아니까”라고 속상해했다.
딸 이수빈도 스튜디오에 등장했고, 왜 학교를 자퇴했냐는 MC의 질문에 “학교 공부가 힘들기도 했지만 엄마랑 친구들이랑 떨어져서 기숙사 생활하는게 힘들었고 엄마 생각도 많이 나서 술도 많이 먹고 방황을 했다”고 답했다.
정은혜는 “딸 20대가 너무 아깝다. 24세에 육아만 하는 딸이 안타까워서”라는 고민을 털어놨고, 이수빈은 “엄마가 실망한 걸 잘 알고 있지만 저는 아이 낳고 잘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이수빈의 일상이 공개 됐다. 4살 딸과 3개월된 아들을 키우고 있는 이수빈은 아침부터 시작된 육아 전쟁에 힘들어했다. 우는 둘째 아이를 달래는 동안 첫째 딸 역시 자신에게 신경 써달라며 떼를 썼다. 이수빈은 두 아이를 케어해준 뒤 남편의 아침 식사까지 준비했다.
남편은 10시가 다 된 시각에도 일어나지 않았다. 몇 번을 깨우고 일어난 남편은 아내가 차려준 토스트를 보고 투덜거리며 밥을 먹었다. 아내는 남편을 위해 옷까지 챙겨줬다. 이수빈은 “남편은 11시 넘어서 퇴근하는 일이 많고 저는 집에서 빨래하고 청소하고 집안일 한다. (남편이 힘드니까)집에서는 쉬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패널들은 “조선시대냐. 독박육아냐”고 놀라워했다.
오토바이 정비소를 운영 중인 남편은 “우리 가족 두 발 뻗고 걱정 없이 살게 해주는 것이 제 책임”이라고 밝혔다. 남편 출근 후 수빈은 청소를 한 후 남은 빵 몇 조각으로 한 끼 떼웠다. 이수빈은 “불만은 없는데 그냥 몸이 힘들다”고 답했다.
일요일이 되고 엄마 정은혜가 딸의 집에 방문했다. 정은혜는 한 시가 넘어서도 일어나지 않는 사위를 못마땅해 했다. 뒤늦게 일어난 사위는 장모님을 어색해했다. 장모는 사위에게 “딸이 일찍 아기를 낳으면 어떨 것 같냐”고 물었고, 사위는 “제 딸은 안 된다”고 답했다. 장모는 “나도 내 딸은 안 됐다”고 분노했다.
장모는 “조금 일찍 들어와서 육아 도와주면 좋을 텐데. 벌써 둘인데 수빈이한테 조금만 더 신경 써달라”고 사위에게 말했다. 두 사람 사이에서 딸은 눈치를 보다가 “나는 지금 행복하다”고 말해 어머니를 속상하게 했다. 정은혜는 “애 낳으면 고생이라고 얘기했지. 애 낳으면 더 힘들어 지고 네 생활도 없어질거라고 했지”라고 딸에게 말했지만 딸은 “나는 좋다. 지금도 좋다”고 연신 말했다.
정은혜는 “저도 수빈이와 똑같은 삶을 살았으니까 수빈은 웬만하면 이런 삶은 안 살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딸의 20대가 없어지는 거니까 마음이 내려 앉았다”고 속상해 했다.
엄마가 돌아간 후 남편은 아내에게 말도 없이 친구를 집으로 불렀다. 결혼을 앞둔 친구들은 결혼에 대한 조언을 얻기 위해 이들의 집을 찾았다. 친구들이 사온 음식을 먹는 도중에도 수빈은 아이를 안고 달래느라 음식을 먹지도 못했다. 이에 대해 수빈은 오히려 “남편이 힘들어서 밥 먹을 시간이라도 집에서 쉬었으면 좋겠다”고 말해 MC들을 답답하게 만들었다.
이를 보던 엄마 정은혜는 제대로 먹지 못하는 딸의 모습에 울컥해 눈물을 보였다. MC들은 “본인이 남편을 그렇게 만든거다. 나쁜 남편을 만드는 건 나일 수도 있다. 나도 힘들다, 안 괜찮다고 말을 해야 된다”고 조언했다. MC들은 수빈에게 “정말 괜찮냐”고 물었고, 수빈은 “첫째를 낳을 때 다짐했다. 외할머니도 싱글맘으로 엄마를 키웠고 엄마도 그렇게 나를 키웠으니까 나는 남편과 행복하게 가정을 꾸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남편은 “내 가족이 아프거나 무슨 일이 생겼을 때 내가 금전적으로 도와줄 수 없을까봐 겁이 많이 났다. 그 때부터 돈을 많이 모아야겠다고 생각하고 열심히 살아왔던 것 같다”고 밝혔다.
이후 수빈은 남편과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를 했고, 남편은 아내, 아이들과 함께 오랜만에 나들이를 나왔다. 수빈은 남편에게 조금 더 시간을 많이 함께 보냈으면 좋겠다고 했고 남편은, 격주 주말 나들이를 약속했다. /mk3244@osen.co.kr
[사진] ‘고딩엄빠’ 방송화면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