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호 PD가 ‘무한도전’ 시즌제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23일 오전 생방송으로 진행된 KBS 라디오 쿨FM ‘박명수의 라디오쇼’에서는 김태호 PD가 게스트로 출연했다.
박명수는 김태호가 등장하자 “빅스타 나오니까 긴장이 된다. 실제로 통화는 자주 하는데 얼굴 본지 3년 됐다”고 반가워했다. 이에 김태호는 “오래되지 않았다. 2년 전에 '놀면 뭐하니’에서 봤고 작년에도 뵀다. 제가 주로 박명수 씨 이슈생기고 논란 생길 때 연락 드린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김태호 PD는 지난 2001년 1월 MBC 입사 후 '무한도전', '놀면 뭐하니?' 등을 연출하며 스타 PD 반열에 올랐다. 지난 1월 17일 마지막 출근을 끝으로 21년 만에 MBC에서 퇴사한 그는 제작사 ‘테오(TEO)'를 설립하고 새로운 출발에 나섰다.
그는 “대표는 다른 분께 부탁드리고 저는 피디로서 여러가지 콘텐츠들 고민하고 있다”며 “앞으로 저희 회사도 저보다는 절 믿고 회사를 찾아온 후배들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저는 내후년까지 마중물로서의 역할을 하고 후배들이 하고 싶어 하는 것을 할 수 있는 요건이 되는 회사를 만들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신입을 뽑는데 많은 지원자가 몰렸다는 말에는 “기존에 회사에 있는 분을 또 뽑을 필요는 없다. 자신만의 색이 있고 여러 명 중 자신만의 빛을 내는 분을 뽑고 싶은데 회사가 크지 않다보니 많은 분들을 모실 수가 없어서 요즘 면접을 보고 있는데 아쉽다”고 말했다.
수입은 더 좋아졌냐는 박명수의 질문에 그는 “수입은 크게 나아지지는 않았다. 회사를 만들긴 했지만 월급을 받고 있고 투자도 회사로 받았기 때문에 몇 년 간 열심히 일해야할 것 같다”고 답했다.
‘서울체크인’에 이어 ‘캐나다체크인’으로 이효리와 협업한 김태호는 “이효리 씨를 고집하는 건 아니다. 회사 만든지 1년이 됐는데 회사 독립하고 나서 회사를 갖춰나가면서 프로그램을 했어야 했다. ‘서울 체크인’을 찍고 이효리 씨와 인연이 돼서 상반기에 좋은 성과를 냈는데 여름 지나고 전화가 오셔서 한달 뒤에 캐나다에 입양 간 강아지들을 보러 여행가는데 기록을 남기고 싶다고 하시더라. 해외 촬영인데 한 달 밖에 안 남아서 소수가 가서 자연스럽게 담자 하고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실 방송으로 나올 거라는 생각을 못했다. 계속 비 예보가 있었고 이효리 씨가 친구하고 둘이 다니는 프로그램이고 화려한 스타들이나 풍광 보다는 강아지들과의 교감을 따라가는 여행이다 보니까 걱정이 됐는데 갔다와서 보다 보니까 생각지 못한 감동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해외스타 버전 ‘체크인’ 시리즈를 기획 중이라며 “체크인을 어떻게 활용해볼까 하고 있다. 해외 스타들이 한국에 왔을 때 뭐하고 놀지 무엇을 하는지 궁금하지 않나. 그런 시리즈를 준비하고 있다. 여러 분들과 접촉해서 성과가 나오고 있다”고 밝혀 기대감을 높였다.
‘무한도전’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는 “한 편 한 편 기억에 안 남는 게 없다. 초창기에 ‘무한도전’에 대한 전략이나 계획이 있어서 들어갔다기 보다면 유재석 씨 전화번호를 얻어서 나중에 제 프로그램에 섭외해야지 하고 들어갔는데 의도치 않게 잘됐다. 요즘 유튜브 보면 피식대학이나 메타코미디 클럽 같은 개성있는 채널이 있지 않나. 그 때 그 느낌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이어 “헬기 몰카가 기억에 남는데 그 주 방송 분량이 부족해서 녹화 전략을 짜다가 새벽에 부랴부랴 생각이 나서 준비했던 건데 잘돼서 기억에 남는다. 잘 안됐던 건 좀비 특집. 박명수 씨 잘못은 아니라 멤버들이 보편적인 생각을 할거라고 믿었던 게 잘못이었다”고 밝혔다.
기억에 남는 가요제에 대해서는 “가요제는 저희가 준비한 것 이상으로 반응이 와서 대처 불가인 적이 많았다. 평창 때는 관객 3만명 수용하고 보조경기장에서 3만 명이 볼 수 있게 준비했는데 넘쳐서 산을 넘어오시는 분도 있었고 서해안 때는 서울 대교가 막혀버렸던 상황이 생겼다. 주시는 사랑이 감사하면서도 다음에는 준비 철저히 해서 편하게 볼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야 겠다 생각했다”고 전했다.
최근 ‘무한도전’ 속 지금 일어나는 사건, 상황들에 맞는 에피소드가 발견돼 화제를 모으고 있는 가운데 김태호 PD는 “대부분이 박명수 씨 발언에서서 비롯된 것이 많다. 저희가 워낙 많은 에피소드를 하다보니까 생활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들, 일어나지 않을 법한 일들도 했는데 요즘와서 보면 하나 하나가 예측한 것 처럼 보이는데 저희도 신기하다”고 말했다.
‘무한도전’을 시즌제로 할 생각이 있냐는 질문에 김태호 PD는 “저희가 2018년 3월 끝나고 나서 그날 저와 유재석 님과 안울었던 기억이 남는다 10년 이상 같이 했던 스태프들과 헤어지는 거니까 잊을 수 없다”며 “MBC도 그렇고 출연자들도 시도를 한 적이 있다. 작년 여름에 제가 전화드려서 10회라도 해보자 했는데 뜻이 안 맞아서 못했다”고 밝혔다.
이에 박명수는 “박수칠 때 떠나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며 “나중에 가능할까 싶다. 더 철이 들고 편안해 진다면 언젠가 가까운 시일 내 만나서 예전 얘기도 하면서 새로운 예능을 하든지 하면 어떨까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김태호는 “멤버들은 앉아서 토크만 해도 재미있지 않나. 지금은 끝난지가 좀 됐지만 결과적으로 10년 넘는 시간동안 시청자들과 함께하지 않았.나 상당히 뜻깊은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태호 PD는 “제가 그동안 많은 부분에서 혜택을 받았기 때문에 앞으로도 계속 누리겠다는 생각은 욕심인 것 같고 좋은 환경 만들어서 후배들이 잘 크리에이팅 할 수 있게 해주는 게 제가 할 수 있는 일인 것 같다. 그렇게 되기 위해 애쓰는 저와 저희 회사가 되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mk3244@osen.co.kr
[사진] 보이는 라디오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