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김보라 기자] ‘유니콘’이 예상했던 것보다 더 큰 재미로 다가오고 있다.

지난 23일 공개된 쿠팡플레이 시트콤 ‘유니콘’(작가 유병재, 연출 김혜영) 10회에서 치매가 발병한 찰스(이문수 분)가 맥콤을 떠나게 된 과정이 그려졌다.

직원들 몰래 치매 치료제를 복용하고 있었던 찰스. 방금 전 식사를 마쳤음에도 그걸 잊어버리고 또 다시 끼니를 챙기는 모습에 점차 많은 동료들이 눈치를 채기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 날 찰스는 업무를 보다가 갑자기 제자리를 박차고 나가 사라지고 말았다.

스티브(신하균 분) 대표까지 이 소식을 접하면서 전직원이 비상사태에 돌입했다. 애슐리(원진아 분), 제시(배유람 분), 제이(이유진 분)가 각자의 방식으로 찾아나섰고 몇 시간이 흐른 뒤 찰스는 아무일 없었다는 듯이 나타났다. 하지만 그가 걸친 잠옷 바지가 그의 상태를 말해줬다.

찰스는 열심히 살아 온 가장이었다. 젊은 시절 그는 어린 아들과 아픈 어머니, 그리고 아내까지 홀로 케어하면서 타지에서 돈을 벌었다. 권투선수라는 꿈을 키우고 있던 아들이 부상을 당한 탓에 돌연 링을 떠나게 됐고, 찰스는 그런 아들을 세심하게 돌보지 못해 원망을 샀다.

찰스는 아들을 사랑했지만 표현방식을 몰랐다. “내가 제일 필요할 때 아빠가 없었다. 어차피 아빠는 평생 나한테 없는 사람이었다. 그러니까 한 개도 안 미안하다”는 아들의 말이 아프게 다가왔다.

후반부에 등장한 찰스와 아들의 자동차 신은 오랜 시간 떨어져 살아온 부자의 정서를 드러냈다. 무언가를 잃어버린 채 각자 바쁘게 살다 마주해야 하는 부자, 그들을 둘러싼 도시의 냉담한 풍경이 차가웠다.

시트콤 ‘유니콘’은 웃음과 눈물을 동시에 갖추면서도 굉장히 간결하게 달려나간다.

스티브 역의 신하균이 엉뚱함과 진지함을 오가며 중심을 잡고 김영아, 허준석, 이중옥, 배유람이 힘을 싣는다. 그 과정에서 웃음이 얼마간 밀려온다.

어떻게 보면 내러티브적으로 연결이 동떨어져 보이기도 하는데, 회차마다 어떤 인물과 어떤 이야기에 집중해서 봐야하는지 특히 어느 부분에 중점을 두어야 하는지 알 수 있다.

돈과 기술이 중요한 세상에서 끝없이 변화하지만 혼돈과 상실, 고독과 슬픔, 웃음과 희망이 공존한다. ‘유니콘’이 말하는 삶의 미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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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쿠팡플레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