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친환경 정책 수혜주로 꼽히던 태양광 관련 기업 주가가 연초 이후 맥을 못 추고 있다. 태양광 관련주를 담은 ‘인베스코 솔라 ETF(TAN)’ 주가는 7일 현재 76.56달러로 1월 고점(121.55) 대비 37%나 하락했다. 같은 친환경 분야지만 풍력발전 관련주를 모은 ‘퍼스트 트러스트 글로벌 윈드 에너지 ETF(FAN)’는 이 기간 18% 하락하는 데 그친 것과 비교된다. 태양광 관련주의 낙폭이 유독 큰 배경에는 공급망 불안의 문제가 있다.
태양광 발전의 원재료인 ‘폴리실리콘’은 글로벌 전체 물량의 45%를 중국 신장에서, 35%를 중국 기타 지역에서 생산 중이다. 중국의 시장점유율이 무려 80%다. 폴리실리콘은 태양전지에서 태양광을 전기에너지로 전환하는 역할을 하는 핵심 소재다. 그래서 태양광 산업의 ‘쌀’이라고도 한다. 중국이 폴리실리콘 시장을 장악하게 된 것은 폴리실리콘 제조 과정이 대량의 에너지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중국 업체들은 신장(新疆) 지역을 중심으로 석탄 화력발전에서 나오는 저렴한 전기로 만든 값싼 폴리실리콘을 쏟아냈다. 이 때문에 2008년 1㎏당 400달러대였던 폴리실리콘 가격은 지난해 6달러까지 폭락했고, 유럽과 미국의 제조업체들은 중국의 저가 공세를 버티지 못하고 생산을 포기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정부와 EU 는 올해 초 중국 신장 지역에서 생산되는 면화와 토마토 가공품 수입을 전면 금지했다. 중국 정부가 위구르족 주민을 수용소에 입소시켜 강제 노동을 시키는 등 광범위한 인권 탄압을 자행했다는 이유 때문이다. 폴리실리콘 공장들도 같은 논란을 겪고 있다. 미국 컨설팅 업체 호라이즌 어드바이저리는 최근 “신장의 4대 폴리실리콘 제조업체들 모두 강제 노동과 관련이 있다”는 보고서를 냈다. 존 케리 백악관 기후 특사도 지난달 미 하원에 출석해 신장에서 생산하는 태양광 제품 수입 규제 여부를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EU와 영국에서도 비슷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제재가 현실화한다면 중국산 폴리실리콘을 사용하는 태양광 업체 대부분이 타격받는다. 중국을 제외하면 폴리실리콘을 제조하는 업체는 한국의 OCI와 독일 바커, 미국 헴록 등 세 곳에 불과하다. 이 가운데서도 가격 경쟁력이 높은 OCI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Newsletter 구독하기 ☞ 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776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