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는 올해 집중할 경영 전략으로 검색과 광고, 쇼핑, 콘텐츠 등 다양한 서비스에 인공지능(AI) 기술을 밀착시키는 ‘온 서비스 AI(On-Service AI)’를 내세웠다. 올해 상반기 새로운 모바일 앱 형태로 출시 예정인 AI 기반 맞춤형 쇼핑 서비스 ‘네이버플러스 스토어’는 이 전략의 대표 상품이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앱을 통해 검색 중심의 쇼핑 경험을 개인화된 탐색 중심으로 확장하여 보다 직관적이고 강력한 쇼핑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도 성남시에 위치한 네이버 신사옥 ‘1784’와 구사옥 ‘그린팩토리(뒤편)’다. 네이버는 올 상반기 출시 예정인 AI 쇼핑 앱 ‘네이버플러스 스토어’를 통해 본격적인 AI 밀착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네이버 제공

네이버플러스 스토어가 선보일 가장 대표적인 기능은 차량 내비게이션처럼 사용자의 쇼핑 검색 여정 전반을 도와주는 ‘AI 쇼핑 추천’이다. 생성형 AI가 사용자의 숨은 탐색 의도와 맥락, 쇼핑 이력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구체적인 상품 정보를 입력하지 않은 경우라도 원하는 상품을 발견하도록 도와준다. 예컨대, 단순 ‘사료’라는 키워드를 검색하더라도 평소 사용자가 키우는 동물의 종류를 학습한 AI가 그에 부합하는 사료를 추천해주는 방식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단순 상품 추천을 넘어서 개별 사용자에게 모두 다른 쇼핑 상품과 혜택, 프로모션도 추천하는 등 강력한 개인화 쇼핑 경험을 선사할 계획”이라고 했다.

네이버는 새로운 쇼핑 앱을 구현하기 위해 가지고 있는 모든 인프라와 기술적 역량을 총동원한다는 입장이다. 네이버의 블로그나 숏폼, 카페 등 콘텐츠와 커뮤니티 생태계도 적극 활용한다. 가령, 평소 이용자가 블로그 검색을 자주 했다면 상품을 추천할 때 블로그를 통해 살펴본 상품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비슷한 디자인이나 브랜드 상품을 추천할 수 있다.

네이버가 AI를 비롯한 각종 기술 고도화를 위해 최근 12년간(2012~2023년) 연구개발(R&D) 분야에 쏟은 투자액만 16조원에 달한다. 네이버 AI 쇼핑 앱의 핵심 기술로 여겨지는 AI 상품 추천 기술 ‘AiTEMS’ 역시 지난 2019년 개발돼 수년간 쇼핑 서비스에 접목되며 다양한 실험을 거쳐왔다. 이건웅 고려대 경영대학 교수 연구진이 분석한 ‘D-커머스리포트 2020’에 따르면, AiTEMS를 통한 이용자 선택률은 인기 상품 대비 구매 후기(리뷰)가 적은 비인기 상품에서 약 6.2배 높게 나타났으며, 신규 상품에 대한 이용자 선택률은 비신규 상품에 비해 약 1.2배 높았다. 또한 패션 의류나 스포츠·레저용품 등 사용자 경험이 중요한 경험재 상품군의 경우 AiTEMS를 통한 이용자 선택률이 전자제품이나 식품류같이 검색만으로도 상품 가치를 파악할 수 있는 탐색재 상품군보다 5.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AI 추천 기술이 구매 전 상품 가치에 대한 사용자 경험을 대체하고 불확실성을 완화시켜주는 방식으로 사용자 선택률을 높인 것으로 해석된다.

더 나아가 AI 쇼핑 추천 기술은 판매자 거래액 성장에도 영향을 미쳤다. 네이버에 따르면, 기존 AI 추천을 통한 클릭 전환율(노출된 광고에서 실제 클릭해 상품 링크로 이동한 횟수 비율)은 일반 쇼핑 검색 결과 대비 50% 높았다. 이윤숙 네이버 쇼핑 사업 부문장은 “숏폼, 리뷰, 블로그, 커뮤니티(카페) 등 수백만 명의 창작자가 활동하는 UGC(사용자 제작 콘텐츠) 생태계와 쇼핑 생태계가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네이버의 기술력을 쏟아부을 것”이라며 “이는 글로벌에서 유일하게 네이버만이 할 수 있는 서비스 모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