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세계 1위인 대만의 TSMC가 자국 남부 지역에 1나노(10억분의 1)미터 공정 생산 라인을 지을 예정이라고 연합보 등 현지 언론이 3일 보도했다. TSMC는 ‘꿈의 공정’이라고 불리는 1나노대 초미세 공정을 삼성전자∙인텔 등 경쟁사들보다 빠르게 도입해 시장 선두를 굳힌다는 전략이다. 나노는 반도체 회로 선폭을 나타내는 단위로, 선폭이 좁을수록 소비 전력이 줄고 처리 속도가 빠른 첨단 제품이다. TSMC가 1나노 공정 도입 구상을 밝힌 적은 있으나, 구체적인 지역과 라인 규모까지 알려진 것은 처음이다.
연합보에 따르면, TSMC는 타이난 사룬 지역에 반도체 생산 공장 건설을 결정했다. 생산 라인 6개가 들어설 수 있는 초대형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보는 “TSMC가 P1~P3 공장에 1.4나노를, P4~P6 공장에 1나노 공정을 건설하는 계획을 남부과학단지 관리국에 제출했다”고 했다. 이 계획은 추후 1나노, 0.7나노 공정으로도 수정될 수 있다고 연합보는 전했다. 현재 TSMC는 대만 현지에서 2나노 공정 생산에 돌입했으며, 미국 애리조나 공장에서는 4나노 공정 반도체를 생산하고 있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면서 파운드리 업계 나노 경쟁은 격화하고 있는 추세다. 지난해까지는 3나노 공정 반도체가 첨단 칩 시장을 주도했고, 올해는 TSMC와 삼성전자 모두 2나노 칩을 양산할 계획이다. TSMC는 1나노대 초미세 공정 경쟁에서도 우위를 계속 가져가겠다는 전략이다. 원래 2027년 1.4나노 공정 도입을 계획했지만, 지난해 이 계획을 1년 앞당겨 내년에 1.6나노 공정으로 반도체를 생산하겠다고 발표했다. 추격자인 삼성전자와 인텔은 2027년 1.4나노 공정을 도입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