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 후 대중 제재가 강화될 것을 대비해 중국이 미국산 반도체를 대거 비축하고 있다.
22일 중국 해관총서(세관)에 따르면 지난 10월 중국의 미국산 반도체 수입액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60% 증가한 11억1000만달러(약 1조5600억원)를 기록했다. 중국은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총 96억1000만달러 상당의 미국산 반도체를 수입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42.5% 늘어난 수치다. 특히 지난 6월 이후부터는 중국의 미국산 반도체 수입액은 매월 10억 달러를 넘고 있다.
중국은 미국 반도체 제재 강화에 대비해 미국산 반도체와 반도체 제조 장비 수입을 늘려왔다. 반도체 제조 장비의 경우 첨단 공정에 필요한 극자외선(EUV) 장비가 도입이 막히자 구형 장비 위주로 비축하고 있다. 올 1~10월 중국의 반도체 장비 수입액은 전년 동기 대비 23% 늘어난 333억달러다. 반도체 기술 자립에 나서긴 했지만, 첨단 장비 부족으로 여전히 7나노의 벽을 깨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트럼프 취임 후 대중 반도체 제재는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6월 한 팟캐스트에서 “우리는 (미국 AI 산업에 대한) 주요 위협인 중국과 맞서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홍콩 SCMP는 “트럼프 당선인의 승리로 중국 테크 기업들의 불안감이 고조됐다”며 “트럼프 첫 임기 동안 중국 기업 제재를 공격적으로 단행했기 때문”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