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그룹 아바의 비에른 울바에우스, 록밴드 라디오헤드의 톰 요크, 노벨문학상 수상 소설가 가즈오 이시구로, 할리우드 배우 케빈 베이컨 등 유명 예술가 1만여 명이 저작권자 동의 없이 문화·예술 작품을 학습하는 인공지능(AI)에 반대하는 성명을 냈다.
22일 파이낸셜타임스(FT)와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생성형 AI 학습을 위해 창의적인 작품들을 무단으로 사용하는 것은 해당 작품을 만든 사람들의 생계에 대한 중대하고 부당한 위협이며, 결코 허용돼서는 안 된다”는 내용의 성명서에 아티스트 1만500여 명이 서명했다. 할리우드 배우 줄리앤 무어와 미국 소설가 제임스 패터슨, 코미디언 로지 오도널, 모델 케이트 모스도 서명에 동참했다.
AI 기업들에 대항해 창작자를 지원하는 비영리단체 ‘페얼리 트레인드’(Fairly Trained·공정하게 훈련받은)을 이끄는 에드 뉴턴-렉스가 성명서 작성과 서명운동을 주도했다. 뉴턴-렉스는 이미지 생성 AI ‘스테이블 디퓨전’을 개발한 스타트업 ‘스태빌리티 AI’ 출신이다. 기존 창작물을 AI 학습에 사용하는 회사 방침에 반발해 지난해 회사를 그만뒀다.
예술·언론계에선 AI 기업들이 인간이 만든 콘텐츠의 저작권을 침해하고, AI 학습 과정에서 콘텐츠 사용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는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FT는 “이번 성명은 저작권 침해 논란이 있는 AI 회사에 막대한 자본이 계속 유입되는 데 대한 경고”라고 풀이했다.
이번 성명서 발표는 이달 초 챗GPT의 개발사 오픈AI가 66억달러(약 9조원)의 자금을 조달하고, AI 검색 스타트업 퍼플렉시티가 최근 80억달러의 가치를 평가받는 가운데 이뤄졌다. 두 회사 모두 무단으로 기사를 가져다 AI를 학습시켰다는 이유로 뉴욕타임스와 다우존스, 뉴욕포스트에서 소송을 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