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미국 하와이에서 열린 퀄컴 행사에서 크리스티아노 아몬 최고경영자(CEO)가 새로 출시하는 모바일칩 '스냅드래곤 8 엘리트'를 소개하고 있다. /신화 연합뉴스

미국 퀄컴이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칩) 신제품 ‘스냅드래곤 8 엘리트’를 지난 21일 공개했다. 기존 칩보다 그래픽, 전력 효율성이 크게 업그레이드됐을 뿐 아니라 인공지능(AI) 연산 성능이 전작 대비 45% 향상된 것이 특징이다. 올해 본격적으로 내장형(온디바이스) AI 스마트폰 시장이 열린 만큼, 퀄컴의 모바일 칩 시장 장악력은 더욱 공고해질 전망이다.

이번 퀄컴의 새 모바일용 칩은 AI 성능이 대폭 향상됐다. 퀄컴은 올해 모바일에서 PC로 영역을 확장해, AI PC용 칩인 스냅드래곤 X시리즈를 출시했다. 이 시리즈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키면서 고도화한 AI 연산 설계를 새 모바일 칩에도 적용한 것이다. 또한 그동안 ARM 기반 설계에 의존하던 중앙처리장치(CPU)를 자체 설계 CPU로 대체하면서 성능과 가격 경쟁력도 크게 끌어올렸다. 퀄컴은 “모바일 수준의 전력 효율을 갖춘 데스크톱 PC급의 CPU를 고안했다”고 했다.

이번 퀄컴 새 칩은 대만 TSMC의 2세대 3나노(10억분의 1)미터급 공정에서 전량 생산된다. 이미 애플, 디멘시티 등 경쟁사들이 동일 공정을 사용해 칩을 생산했다. 이번 퀄컴의 스냅드래곤 8 엘리트도 각종 성능 테스트에서 뛰어난 성능을 보여줬다.

퀄컴 스냅드래곤 8 엘리트 칩은 내년 초 출시될 삼성 갤럭시S25 시리즈에 전량 탑재될 전망이다. 지금까지 삼성전자는 갤럭시S 시리즈에 자사 설계 및 생산 칩인 엑시노스 시리즈를 퀄컴 칩과 병행 탑재하는 전략을 써왔다. 이를 통해 퀄컴과 가격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올해 출시가 예정된 삼성의 새 스마트폰용 칩 엑시노스2500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수율 문제로 갤럭시S25 탑재가 어려워진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엑시노스2500를 내년 하반기 출시 예정인 폴더블폰 신작과 FE(팬 에디션) 시리즈에 탑재한다는 계획이다. 삼성 스마트폰 수장을 맡고 있는 노태문 사장은 처음으로 이날 퀄컴의 칩 공개 행사를 찾아 기조연설을 했다. 노 사장은 “퀄컴의 전문성은 미래 갤럭시 AI 경험에서 큰 부분을 차지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