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생산량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반감기’를 앞두고 비트코인 가격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미국에 이어 홍콩에서도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가 승인 절차를 밟으면서 세계 가상화폐 가격이 어떻게 움직일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로이터는 10일(현지 시각) “비트코인 현물 ETF가 이달 안에 홍콩에서 출시될 수 있으며, 다음 주에 승인이 발표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현물 ETF’가 승인되면 주식시장에서도 가상 자산 거래가 가능해지기 때문에 투자금이 유입되는 효과가 있다. 미국에서도 지난 1월 비트코인 현물 ETF가 승인된 뒤 1분기 만에 120억달러(16조3000억원)가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홍콩도 가상화폐 상품을 통해 중국의 거대 자본을 끌어들여 아시아 금융 허브로서의 위상을 다시 세운다는 전략이다. 루시 후 메탈파 홍콩 디지털 자산운용사 수석 애널리스트는 “홍콩 ETF는 새로운 글로벌 투자를 가지고 올 수 있을 뿐 아니라 가상화폐 지위를 새로운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비트코인 반감기도 임박했다. 반감기는 비트코인 채굴에 대한 보상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것을 말한다. 비트코인의 창시자 사토시 나카모토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비트코인 발행량이 계속 줄어들도록 비트코인 시스템을 설계했는데, 통상 4년 주기로 돌아온다. 업계에선 오는 19일 전후로 반감기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한다.
보통 반감기 이후 비트코인 가격은 상승세를 보였지만, 올해는 예측이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 현물 ETF 출시 등으로 비트코인 가격이 꾸준히 상승한 만큼, 반감기에 대한 기대감이 가격에 반영됐다는 것이다. 가상화폐 거래소 비트멕스의 전 CEO 아서 헤이즈는 “대부분의 시장 참가자들이 상승세에 동의할 때 일반적으로 반대의 결과가 발생한다”면서 “반감기 전후로 가격 하락 현상이 발생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가상화폐 기반의 핀테크 플랫폼 기업 머큐료는 “과거 반감기 때는 경제와 투자 환경이 유리했지만 지금은 아니다”라며 “향후 규제 등이 불확실한 만큼 투자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실제 지난달 1억원을 넘긴 비트코인 가격이 일주일도 안 돼 8900만원까지 떨어지는 등 가격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