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개발사 오픈AI의 최고경영자(CEO) 샘 올트먼이 한국에 왔다. 25일 저녁 한국에 들어온 올트먼은 26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만난다. 올트먼 CEO의 방한은 작년 6월 이후 7개월 만이다. 최근 AI 반도체 직접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올트먼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반도체 관련 협력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올트먼은 이날 오전 삼성전자 평택 캠퍼스를 찾았다. 반도체 부문 사업을 총괄하는 경계현 삼성전자 사장을 비롯해 메모리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사업 담당 임원들이 올트먼을 함께 만났다. 삼성전자 평택 캠퍼스는 메모리반도체와 파운드리 시설을 모두 갖춘 곳이다. 평택캠퍼스를 본 올트먼은 이날 오후 SK하이닉스 곽노정 사장을 만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는 AI반도체 필수 부품이자 메모리반도체인 고대역폭메모리(HBM)을 만든다. 출국 전 최태원 회장과도 만날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는 올트먼의 방한이 AI 반도체의 핵심으로 꼽히는 고대역폭메모리(HBM) 확보를 위한 것이라는 분석한다. SK하이닉스는 현재 세계 AI 반도체의 90%를 공급하는 엔비디아에 HBM을 공급하고 있는 1위 업체다. 그 뒤를 삼성전자가 바짝 추격하는 모양새로, SK하이닉스(50%)와 삼성전자(40%)의 HBM 시장 점유율을 합치면 90%가 넘는다.
이번 올트먼의 방한은 작년과 달리 정부나 단체가 초청한 것이 아니라, 반도체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올트먼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24일(현지시각) 워싱턴포스트는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올트먼 CEO가 AI 모델용 고성능 반도체를 양산하기 위한 제조공장 건립 방식과 부지 등을 놓고 미 의회 의원들과 의견을 주고받았다”고 보도했다. 직접 인공지능(AI) 반도체를 생산하겠다는 올트먼의 구상이 구체화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말 올트먼의 CEO 축출 사건 배경에도 올트먼의 무리한 반도체 생산 추진이 원인 중 하나였지만, 이사회로부터 재신임을 얻은 올트먼이 다시 AI 반도체 생산을 추진하는 것이다. 올트먼은 최근 아랍에미리트(UAE) AI 기업 G42, 중동 투자자, 영국 반도체 설계사 암(ARM)을 소유하고 있는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등과 접촉하며 대규모 투자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