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 명의 어린 학생과 교사가 있는 학교에 총기를 소지한 괴한이 나타난다. 괴한이 입구를 지나면 이곳에 설치된 인공지능(AI) 총기 감지 보안 카메라 두 대가 빠르게 총기 모양을 감지해 학교 안전 담당자에게 긴급 경고를 보낸다. 또 오디오 AI는 괴한의 총소리를 비롯한 각종 소리로 동선을 실시간 추적해 경찰에 알리고 안내 방송을 내보낸다. 학생들의 원활한 대피와 괴한의 도주를 막는 출입문 개폐 시스템도 AI가 작동한다.
독일 자동차 부품 업체 보쉬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총기 감지 AI 시스템’이 작동하는 방식이다. 이 기술은 9일(현지 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IT 전시회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2024′에서 ‘모두를 위한 인간 안보(Human Security For All·HS4A)’ 부문 최고 기술로 꼽혔다. AI라는 첨단 기술이 극심한 사회문제로 떠오른 교내 총격에서 인간을 구해낼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올해 CES에서는 급속도로 발전하는 첨단 기술이 인류가 마주한 수많은 난제를 어떻게 해결하는지가 핵심 화두로 다뤄진다. 총기 사건 같은 사회문제부터 식량난, 난치병, 지구온난화 같은 거대 문제를 해결하고 인류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 첨단 기술의 진정한 가치라는 것이다. 시각장애인 같은 사회적 약자의 활동을 돕는 기술, 난임을 해결하는 의료 기술, 탄소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기술부터 고도로 발전한 AI가 인류를 위협하지 못하도록 막는 기술도 등장했다.
/라스베이거스=오로라 특파원·이해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