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에 따라 영유아 인구는 줄고 노인 인구가 늘어나는 초고령화 사회 진입이 임박하자 기업들은 속속 실버 산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특히 과거 청소년이 타깃이었던 학습지 업계가 사업 재편에 적극적이다. 유아·초등 학습지 ‘눈높이’로 유명한 대교는 실버 분야로 사업을 확장했다. 설립 46년 만인 2022년 1월 시니어 전문 브랜드 ‘대교 뉴이프’를 출시했다. 치매 예방을 위한 어르신용 학습지 등 인지 강화 콘텐츠를 개발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노인 유치원’으로 불리는 데이케어센터와 요양보호사 교육원 운영까지 사업 범위를 대폭 확장했다. 대교 관계자는 “학령 인구가 계속 줄고 있는 상황이라 실버 산업으로 사업을 확대한 것”이라고 밝혔다. ‘구몬’ ‘빨간펜’으로 유명한 교원도 시니어를 위한 프리미엄 여행 회사 ‘여행다움’을 2020년 론칭하는 등 실버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분유를 팔던 우유업계도 중장년을 공략하는 건강 기능 식품으로 사업을 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일동후디스는 트로트 가수 장민호를 모델로 내세워 단백질 음료 ‘하이뮨’을 판매하고 있다. 이 제품은 작년 한 해 동안 1650억원어치 팔렸는데 일동후디스 전체 매출(약 2900억원)의 절반 이상이다. 일동후디스 관계자는 “작년을 기점으로 분유, 유아식 같은 기존 제품의 매출을 단백질 부문이 처음으로 넘어섰다”고 밝혔다. 매일유업도 지난해 말 건강 영양식 판매 부문 자회사 ‘매일헬스앤뉴트리션’을 세우고 건강 기능 식품을 강화하고 있다. 저출산 등으로 쪼그라드는 유제품 부문의 매출을 메우고 성인을 공략하는 제품 시장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실버 인구가 많아지는 만큼 장기적으로는 고령 친화식 등 실버 푸드 쪽으로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내부적으로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스타트업 업계에서도 이른바 ‘시니어 케어’ 플랫폼이 각광을 받고 있다. 요양 및 간병 중개 플랫폼 케어링은 지난해 기업 가치가 1000억원을 넘어섰다. 요양보호사를 매칭해주거나 요양보호사들을 매칭해주는 서비스인데 비슷한 사업 모델을 가진 한국시니어연구소와 케어닥 역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모노랩스의 ‘아이엠’은 노령층을 대상으로 한 건강 기능 식품 구독 서비스를 제공한다. 개개인에 맞는 건강 기능 식품이 떨어지지 않도록 배송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