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의 검색, 콘텐츠 기술을 기반으로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사용자 경험을 대폭 개선할 것이다.”
지난 12일 미 캘리포니아 실리콘밸리 레드우드시티에서 만난 마니시 샨드라 포시마크 CEO(최고경영자)는 포시마크가 네이버 자회사가 된 것에 대해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네이버의 기술력을 접목하면 아시아 시장 진출 같은 성장 기회를 잡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를 기반으로 패션 리커머스(중고거래)의 글로벌 리더가 될 것”이라고 했다.
포시마크는 미국인 4명 중 1명이 이용하는 미국 1위 중고거래 플랫폼이다. 한마디로 ‘미국판 당근마켓’ 같은 기업이다. 총 사용자는 8000만명으로, 지금껏 2억3000만개 이상의 패션 아이템이 이 회사를 통해 판매됐다.
샨드라 CEO가 3명의 공동 창업자와 함께 2011년 세운 포시마크는 최근 네이버에 1조6000억원에 인수됐다. 네이버로선 급성장하는 중고거래 시장과 중고거래를 많이 하는 MZ 세대를 잡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었다. 2021년 나스닥에 상장한 포시마크는 네이버가 지분 100%를 인수하면서 상장폐지됐다. 샨드라 CEO는 “처음엔 네이버를 단순히 한국의 인터넷 기술 회사라고만 생각했는데 네이버와 포시마크가 사용자 커뮤니티를 중시한다는 공통점을 찾을 수 있었다”고 했다.
인도 출생인 샨드라 CEO는 “인도 델리에서 약국을 하던 할아버지 밑에서 상인들끼리 교류하고 물건을 사고팔던 모습을 지켜보며 자랐다”고 했다. 그는 어린 시절 경험을 바탕으로 상인 간, 상인과 고객 간 소통을 전자상거래에도 도입하겠다는 생각으로 포시마크를 만들었다. 그는 “포시마크에선 판매자들끼리 서로 팔로우하며 의사소통하고, 서로의 물건 정보를 공유한다”며 “전 세계 판매자들의 옷장을 서로 연결하는 것이 우리의 비전”이라고 했다.
전자상거래와 SNS 같은 커뮤니티 기능을 결합한 독특한 서비스 덕분에 포시마크는 MZ 세대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포시마크 전체 사용자 중 80%가 MZ 세대다. 샨드라 CEO는 “MZ 세대는 중고 물품에 대한 큰 거부감이 없고, 중고거래를 돈을 아끼는 좋은 방법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중고거래가 환경에도 좋은 방식이라고 본다”고 했다.
포시마크는 네이버의 AI(인공지능)와 라이브 방송 기술을 적용해 서비스를 고도화하겠다는 방침이다. 대표적인 것이 네이버의 스마트렌즈 기술을 적용한 ‘포시렌즈’다. 포시마크 사용자가 원하는 상품을 스마트폰 카메라로 촬영하면, 이와 비슷한 상품과 가격대 제품이 추천되는 식이다. 샨드라 CEO는 “이를 통해 경쟁사엔 없는 서비스를 도입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포시마크는 판매자들에게 수수료를 받아 수익을 낸다. 작년 1~3분기 매출 2억6843만달러(약 3334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마케팅을 강화하면서 6044만달러(약 751억원)의 적자를 냈다. 샨드라 CEO는 “수익성 관리에 자신이 있다”며 2024년 흑자 전환을 장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