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 불황으로 침체기를 맞은 TV 시장에서 40인치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는 나 홀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선명한 화질로 게임을 즐기려는 게임용 수요가 늘고 있는 덕분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도 게임용 TV와 모니터 시장을 정체된 TV 시장의 새로운 돌파구로 보고 신제품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12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출하된 OLED TV 중 40인치대 제품 비율은 전년 동기 대비 3%포인트 증가한 20.3%를 기록했다. 반면 같은 기간 50인치대 제품 비율은 4%포인트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40인치 이상 게임용 모니터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22.9% 증가했다. ‘거거익선(크면 클수록 좋다)’ 트렌드가 지배하던 TV 시장에서 40인치대 TV의 역주행은 이례적인 일이라는 분석이다.
전자 업계에서는 이를 게임용 수요 증가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현재 가정용 주력 제품인 60~80인치대 TV는 화면 가까이 다가앉아 게임을 하기 어렵지만, 40인치대 TV는 그게 가능하기 때문에 인기를 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제조사 입장에서도 40인치대 OLED TV는 게임 사용자들이 원하는 높은 명암비, 고주사율 같은 최신 기술을 적용하기 쉽고 LCD에 비해 부가가치도 높아 삼성·LG가 이 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올해 네오 QLED TV 제품군에 처음으로 43인치 제품을 포함했다. 또 별도 콘솔 게임기가 없어도 게임 조작 패드만 있으면 TV에 연결해 스트리밍 방식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삼성 게이밍 허브’를 최근 확대 개편했다.
LG전자는 지난 9월 게임 장르와 상황에 맞춰 화면을 구부렸다 펼 수 있는 42인치 게임용 TV ‘플렉스’를 공개한 데 이어, 12일에는 40인치대 OLED 게임용 모니터 신제품을 선보였다. OLED 모니터 중 세계 최초로 주사율 240Hz(초당 240장의 화면을 보여주는 것)를 적용했다. 평면 모니터는 27·48인치, 커브드 모니터는 45인치 모델로 구성됐다. LG전자 관계자는 “콘솔 게임 시장 성장으로 40인치대 모니터·TV를 찾는 고객이 증가하는 추세”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