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로이터 연합뉴스

세계 최고 갑부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최고경영자)가 미 정치권의 골칫거리로 떠올랐다고 워싱턴포스트가 22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머스크는 그동안 트위터를 통해 각 분야에 대한 가감 없는 의견을 피력해왔는데,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중국의 대만 위협 같은 지정학적 갈등에 대해 미 정부를 불편하게 하는 견해를 잇따라 표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머스크는 지난 3일 자신의 트위터에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네 가지 방법’이라는 글을 올리며 크림반도를 러시아 영토로 인정해야 한다고 했다. 지난 8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와 인터뷰에서는 “대만을 홍콩처럼 중국의 특별행정구역으로 지정하자”고 말하기도 했다. 14일엔 우크라이나에 제공했던 위성통신 서비스 ‘스타링크’를 무기한 지원할 수는 없다고 했다가 이를 번복했다. 머스크가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친밀한 관계라는 의혹도 불거졌다.

워싱턴 정가와 정치 전문가들은 불편한 기색이다. 한 백악관 관계자는 워싱턴포스트에 “머스크는 자신에게 (발언이나 행동을 제약하는) 가드레일이 필요 없고, 자신이 인류의 선물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하버드대 역사학과 질 르포어 교수는 머스크에 대해 “그가 자신을 대통령보다 더 높은 존재로 여긴다”고 말했다.

미 정부는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 시도도 마뜩잖은 시선으로 보고 있다. 머스크는 트위터를 440억달러(63조원)에 인수하겠다며 여러 해외 투자자를 모았다. 알왈리드 빈 탈랄 사우디아라비아 왕자, 중국계 자본이 들어간 가상화폐 거래소 바이낸스홀딩스, 카타르 국부펀드도 여기에 포함됐다. 중국·사우디와 껄끄러운 관계인 미국 정부로선 못마땅한 분위기다. 블룸버그는 “바이든 행정부 관리들은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를 국가 안보 측면에서 검토해야 하는지를 논의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