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로이터 연합뉴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차량공유업체 우버 지분을 전량 매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투자했던 테크기업 주가가 폭락하며 올 2분기 대규모 손실을 보자 보유 주식 매각을 통해 현금 확보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CNBC는 8일(현지 시각) 손 회장이 만든 비전펀드가 지난 4월과 7월 우버 주식을 주당 평균 41.47달러(5만4100원)에 매각했다고 보도했다. 비전펀드는 소프트뱅크와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가 조성한 세계 최대 기술 펀드다.

비전펀드는 2018년 우버에 투자했고, 2019년 추가 투자해 최대 주주가 됐다. 비전펀드의 우버 주식 평균 매입 가격은 34.50달러였다. 앞서 비전펀드는 지난해 우버 보유 주식 3분의 1을 팔았고, 이번에 남은 주식을 모두 팔았다.

우버. /로이터 연합뉴스

손 회장이 우버 주식을 판 것은 올해 인플레이션과 부품 공급난 등으로 비전펀드가 투자했던 테크 기업 주가가 휘청거렸고, 비전펀드가 올 2분기 2조9300억엔(216억8000만달러)의 대규모 손실을 봤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소프트뱅크도 연결 기준 3조1627억엔(약 30조500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소프트뱅크가 2분기 연속 적자를 본 것은 2005년 이후 17년 만이다.

소프트뱅크는 추가 손실을 막기 위해 지난 6월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 주식을 처분해 현금 220억 달러를 확보했다. 또 온라인 부동산 회사 오픈도어, 헬스케어 회사 가던트, 중국 부동산·중개 기업 베이크 등의 지분을 일부 매각해 56억달러의 차익을 거뒀다. 손정의 회장은 소프트뱅크 실적 발표에서 “창업 이래 최대 적자를 진지하게 반성해야 한다”며 “새로운 투자는 철저하게 엄선하고 있으며, 인원 감축을 할 수 있다”고 했다. 비전펀드 주식 매도에도 다행히 우버 주가는 전날보다 0.5% 하락한 31.85달러에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