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AFP 연합뉴스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실리콘밸리를 떠난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7일(현지시각) 미 텍사스 오스틴에 건설 중인 공장 앞에서 연례 주주총회를 갖고, 현재 실리콘밸리 팔로알토에 있는 테슬라 본사를 오스틴으로 이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머스크는 “베이에어리어(Bay Area·실리콘밸리)의 높은 주택 가격 때문에 먼 곳에서 출근하는 직원들이 있다”며 “베이에어리어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현재 테슬라는 실리콘밸리 팔로알토에 본사가 있고, 프리몬트에 생산 공장이 있다. 머스크가 테슬라 본사를 텍사스 오스틴으로 옮기는 이유는 비싼 집값과 주거비, 높은 캘리포니아의 세율 때문이다. 이미 일론 머스크는 작년 12월 자신의 주거지를 LA에서 텍사스 오스틴으로 옮겼다.

북쪽 샌프란시스코부터 남쪽 새너제이까지 이어지는 실리콘밸리 지역은 집값과 물가가 비싸다. 샌프란시스코 원룸의 월세는 평균 3000달러(360만원) 정도다. 대형마트의 채소나 과일, 우유 가격 등은 같은 캘리포니아 도시인 LA나 샌디에이고보다 10~20%씩 비싸다. 실리콘밸리가 있는 캘리포니아는 또 개인 소득세율이 최고 13.3%로 미국 내에서 가장 높다. 법인세율도 8.84%에 달한다.

CNBC 등 외신은 “일론 머스크는 평소 캘리포니아 주 정책에 대해 자주 불만을 드러냈다”고 했다. 작년 4월 코로나 사태가 발생하자 캘리포니아 주정부는 테슬라 공장 일시 셧다운을 명령했고, 머스크는 이에 대해 “파쇼적 조치”라고 반발했다.

머스크는 “테슬라의 사이버트럭을 생산할 텍사스 공장은 다운타운과 공항에서 수분 떨어진 위치”라고 말했다. 오스틴으로 본사를 옮기는 것이 접근성 측면에서 더 좋다는 것이다. 특히 텍사스에는 최근 머스크가 집중하는 민간우주여행 업체 스페이스X의 로켓 발사 기지가 있다. 실리콘밸리의 한 빅테크 직원은 “일론 머스크는 매주 화요일 전용 비행기를 타고 팔로알토 테슬라 본사로 회의를 하러 온다”며 “나머지 시간은 주로 텍사스에 있다”고 했다. 테슬라 본사를 텍사스로 옮기면 일론 머스크 동선에도 도움이 되는 것이다.

그렇다고 테슬라가 캘리포니아에서 전면 철수하는 것은 아니다. 머스크는 “캘리포니아 프리몬트 공장과 네바다주의 기가팩토리 배터리 공장의 생산을 각각 50% 늘릴 것”이라고 했다.

캘리포니아를 떠난 기업은 테슬라뿐만이 아니다. 작년 12월 기업용 소프트웨어 업체 오라클은 캘리포니아 레드우드에서 텍사스주 오스틴으로 본사를 옮겼고, IT 서비스 업체인 HPE(휴렛패커드엔터프라이즈)도 캘리포니아 새너제이에서 텍사스 휴스턴으로 본사를 이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