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AP 연합뉴스

급속도로 퍼지는 코로나 델타변이 바이러스에 실리콘밸리 빅테크들이 직원들의 사무실 복귀 시점을 내년으로 속속 연기하고 있다.

페이스북은 12일(현지시각) 직원들의 사무실 복귀 시점을 내년 1월로 연기한다고 밝혔다. 당초 페이스북은 오는 9월에 미국 내 사무실 정원 절반이 회사로 나오고, 10월엔 재택근무를 신청하지 않은 모든 직원이 출근하도록 지침을 내렸다. 페이스북은 이날 성명을 내고 “이러한 복귀 연기는 미국과 일부 국가에 적용된다”며 “계속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전문가와 협력해 모든 사람의 안전을 최우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페이스북은 또 사무실로 복귀하는 직원들은 코로나 백신을 의무적으로 접종하고,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요구할 예정이다.

앞서 아마존도 오는 9월 직원들의 사무실 복귀를 계획했다가 내년 1월 첫째주로 미뤘다. 백신을 맞지 않은 직원은 사무실에서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차량 공유 업체 리프트도 사무실 복귀 날짜를 올 가을에서 내년 2월 2일로 6개월 미뤘다. 거의 2년간 재택근무를 진행하는 것이다.

미 캘리포니아 마운틴뷰의 구글 본사. /AP 연합뉴스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애플은 복귀 시점을 기존보다 1~2달 늦췄다. 지난달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는 “9월이던 사무실 복귀 시점을 한 달 뒤인 10월 18일로 미룬다”고 밝혔다. 현재 구글은 일부 인원이 출근을 시작했지만, 델타 변이로 인해 정식 대규모 사무실 개방 날짜를 늦추기로 한 것이다. 구글은 이와 함께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모든 사람은 백신을 접종하도록 강제했다.

애플도 사무실 복귀 시점을 10월로 한 달 연기하고 애플스토어 등을 포함해 근무하는 모든 직원의 마스크 착용을 권고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마찬가지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미국 내 사업장에 출입하는 모든 직원·판매자·방문객에게 백신 접종 증명을 요구할 계획이다.

사무실 복귀 추진에 앞장섰던 월스트리트 금융권도 델타 변이가 심상치 않자 복귀 계획에 브레이크를 걸었다. 미 4대 은행 중 하나인 웰스파고는 직원들의 복귀 시점을 당초 9월 7일에서 10월 4일로 늦췄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은 직원들에게 기존 계획보다 연기된 10월 사무실 복귀 의향을 묻는 설문을 진행 중이다.

기업들은 사무실 복귀 직원의 백신 접종에 점차 강경하게 나가고 있다. 백신 접종을 하지 않으면 출근도 금지되고, 해고까지되는 경우도 발생한다. 제프 저커 CNN 사장은 지난 6일 “백신을 맞지 않고 사무실에 출근한 직원 3명을 해고했다”는 이메일을 전 직원에게 보냈다. 해고 사유는 ‘회사 제도 위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