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차 메이커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창업자는 지난달 30일(현지 시각)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애플이 특별한 일을 하지도 않으면서 30%라는 불합리한 수수료를 받아 챙기고 있다”며 “인터넷상의 글로벌 세금이나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플랫폼 시장을 장악한 대표적인 거대 기업인 애플에 대한 반감을 표출한 것이다.

애플은 아이폰·아이패드용 앱(응용프로그램)을 내놓는 개인이나 업체는 모두 자사 앱 장터(앱스토어)에서만 이를 판매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특히 게임 아이템이나 웹툰·동영상 이용권은 결제가 이뤄질 때마다 30%의 수수료를 걷는다. 구글 역시 자사 앱 장터 입점 업체들에 비슷한 수수료를 받는다. 글로벌 온라인·모바일 플랫폼을 장악하고 있는 두 업체가 지난해 수수료로 거둬들인 금액만 330억달러(약 37조원)에 이른다. 입점 업체가 자체 결제 시스템을 도입하면 두 회사는 자신들의 앱 장터에서 곧바로 퇴출한다. 업체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이들의 지침을 따를 수밖에 없다. 머스크도 이번 트윗에서 애플의 앱 장터 수수료 정책에 반기를 들고 소송전을 벌이고 있는 게임 업체 에픽을 응원하기도 했다.

애플과 구글 같은 플랫폼 기업의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면서 세계 각국에서는 이들의 독과점을 규제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미국 각 주에서는 애플과 구글이 입점 업체들에 자사 결제 시스템을 강요하지 못하게 하는 법안이 속속 통과되고 있다. “소상공인을 말살하고 있다”는 비판을 반영한 것이다. 지난 6월 미 하원은 온라인 플랫폼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반독점 규제 법안을 민주당 공화당 의원들 공동으로 발의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지난달 초 빅테크에 대해 “독과점 업체들의 폭력적 행위에 관용은 없다”고 선언한 뒤 기업 규제를 담당하는 요직에 빅테크 규제론자들을 잇따라 임명했다.

EU 집행위원회는 작년 12월 거대 온라인 플랫폼의 반경쟁적 행위를 막겠다며 ‘디지털 시장법’을 발표했다. EU는 현재 애플의 앱 장터 규정, 구글의 온라인 광고 등에 대해 반독점법 위반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미국 IT 전문 매체 더인포메이션은 “전 세계적으로 온라인 플랫폼을 장악한 빅테크 업체들을 겨냥한 반독점 규제와 조사가 70건 이상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