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가 최근 공개한 차세대 운영체제(OS) 윈도11을 미리 써봤다. 지난달 온라인 공개 행사에서 사티아 나델라 최고경영자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새로운 시대에 윈도의 역할을 새롭게 정의했다”고 했다. MS는 간결해진 디자인, 재택근무를 위한 협업 툴 기본 탑재, 안드로이드 앱과의 호환, 게임 성능 향상 등을 강조했다. 과연 윈도11은 6년 전 나온 윈도10과 얼마나 달라졌을까. 정식 버전은 연말쯤 나올 예정이지만, 먼저 공개돼 있는 개발자용 프리뷰 버전을 깔아서 사용해봤다. 윈도 10 이용자 누구든지 ‘설정→윈도 참가자 프로그램’에 진입해 자동 업데이트 방식으로 설치할 수 있다.

윈도 11 프리뷰 버전 미리 써보니 / 그래픽=김하경

◇장점 : 가운데로 아이콘 모으니 편리하네

윈도 OS의 간판이자 얼굴인 바탕화면과 시작 메뉴가 확 바뀌었다. 그동안 왼쪽 정렬돼 있던 아이콘이 전부 가운데로 이동했다. 시작 메뉴 버튼도 정가운데로 옮겨왔다. 마치 태블릿과 스마트폰 메인 화면을 보는 듯했다. 메뉴를 조작할 때 마우스를 덜 움직여서 편했다. 대화면 노트북이나 30인치 이상 모니터를 쓰는 데스크톱 환경에서 특히 유용하게 느껴질 것 같다.

시작 메뉴를 누르면 나오는 화면도 간결해졌다. 윈도10은 알파벳 순으로 정렬된 파일 목록과 ‘생산성’ ‘플레이’처럼 직관적으로 알기 어려운 분류로 묶인 타일 형식의 앱을 보여줬다. 반면 윈도 11은 자주 쓰는 앱(이제 윈도도 프로그램을 앱이라고 표현한다)과 최근 작업한 문서·파일만 간결하게 보여준다. 애플의 맥OS를 보는 느낌이었다.

또 다른 편리한 점은 창 분할 기능이었다. 윈도 PC에서 작업을 하다 보면, 워드·엑셀·웹브라우저 등 여러 창을 동시에 띄워둘 때가 잦다. 윈도11에서는 화면 오른쪽 위 최대화 아이콘에 커서를 갖다 대면, 여러 창을 어떻게 분할해줄지 6개 방식으로 제안해준다. 창 정리와 구성이 간편해진 것이다. 이와 더불어 창을 여닫는 애니메이션도 단순하고 빠르게 바뀌어서 마치 윈도가 빨라진 듯한 느낌이 들었다. 또한 창 모서리가 각졌던 전작과 달리 모두 둥글둥글해진 것도 차이점이다.

설정과 시스템 메뉴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설정 탭처럼 간결해진 것도 마음에 들었다. 배터리 메뉴에는 사용 추이를 보여주는 그래프가 탑재됐고, 그래픽 메뉴에서는 앱마다 그래픽 성능을 조절할 수도 있다. 모두 스마트폰에 있는 기능을 옮겨온 것이다.

◇단점 : 컴퓨터 성능 가리는 윈도

가장 큰 단점은 윈도11 요구 사양이 높다는 것이다. CPU는 인텔 8세대 또는 AMD 라이젠 2세대 이상 프로세서를 요구하며, 그래픽카드도 상당한 사양이 필요하다. 구매한 지 5년이 넘은 노트북이라면 정상적인 구동이 어려울 가능성이 있다. MS가 공개 행사에서 야심 차게 선보인 위젯 기능은 딱히 유용하지 않다는 느낌이 들었다. 날씨, 사진, 스포츠 결과, 뉴스 등을 보여주는데 네이버나 다음 같은 포털 메인 화면보다 제공하는 정보가 정교하지 않다.

이번 프리뷰 버전에서는 MS가 강조한 안드로이드 앱 직접 실행 같은 기능은 체험해 볼 수 없었다. 또 MS오피스와 일부 프로그램은 잘 돌아가지만, 금융 보안 프로그램같이 호환되지 않는 프로그램도 적지 않다. 굳이 위험을 감수하면서 개발자용 버전을 미리 메인 컴퓨터에 설치할 이유는 없다는 것이다. 연말 정식 업데이트를 기대해보자. 윈도 10 이용자는 무료 업데이트가 예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