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창업자가 법원에서 “난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맡기 싫었지만, 내가 맡지 않았다면 테슬라는 사라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은 원래 좋아하는 디자인과 엔지니어링 기술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싶었을 뿐 회사를 경영할 생각이 없었다는 것이다.
일론 머스크는 현재 테슬라 투자자들의 고소로 재판을 받고 있다. 투자자들은 테슬라가 2016년 태양광 업체 솔라시티를 26억달러(약 3조원)에 인수하는 과정에서 머스크가 부당한 압력을 행사해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고 주장하고 있다. 솔라시티는 머스크의 사촌들이 설립한 업체로, 테슬라 인수 당시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었다. 머스크가 사촌의 회사를 구하기 위해 과도한 금액을 지불했다는 것이다.
머스크는 12일(현지 시각) 미국 델라웨어주 윌밍턴 법원에서 열린 재판에 피고로 출석해 “솔라시티 합병은 테슬라의 전기차 배터리 사업과, 솔라시티의 에너지 발전 능력을 결합하는 것을 목표로 했을 뿐”이라며 “인수 당시 거래 조건을 협상한 이사회 위원회에 속해 있지 않았기 때문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도 알 수 없었다”고 말했다. 머스크는 또 “합병으로 인해 금전적 이득이 전혀 없었다”고도 했다. 로이터통신은 “머스크가 솔라시티 인수가 부적절했다는 원고 측 변호인을 향해 ‘당신은 나쁜 인간’이라는 감정적인 언사를 내뱉기도 했다”고 전했다. 투자자들이 2017년 제기한 이번 소송은 당초 작년 3월 시작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 사태로 이날 첫 재판이 열렸다.
그는 법정에서 테슬라 CEO로서 역할을 설명하며 자신의 유머 감각을 자랑하기도 했다. 그는 “내가 유머 감각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유머 감각을 통해 별도 비용 없이 회사와 제품 홍보가 됐다는 것이다.
이 재판은 수개월간 이어질 전망이다. 머스크가 진다면 최악의 경우 20억달러를 테슬라에 갚아야 한다. 투자자들은 머스크의 지시로 테슬라가 솔라시티를 비싸게 인수하면서 결과적으로 테슬라에 20억달러의 손실을 끼쳤다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