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중국 시안 반도체 공장. /삼성전자

코로나 재확산 우려가 나오자, 중국이 삼성전자와 그 계열사 임직원을 태우는 전세기 2편의 운항을 일방적으로 취소했다. 지난 5월 한국 기업인을 위해 도입한 한·중 기업인 입국절차간소화 제도(패스트트랙)가 중단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12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오는 13일 중국 시안과 톈진으로 보낼 예정이던 전세기 2편이 이번주 초 운항 취소됐다. 중국 민항국이 일방적으로 취소 통보했다.

◇200명 탈 전세기 운항 취소

이 비행기엔 중국 출장을 앞뒀던 삼성전자와 전자 계열사 임직원, 협력업체 직원 등 200여명이 탑승할 예정이었다. 그동안 중국은 시안과 톈진 공항 2곳을 지정해 삼성 전세기의 입항을 허가했다.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에 반도체 공장, 쑤저우에 가전 공장, 톈진에 TV 공장을 운영 중이다. 톈진엔 삼성디스플레이 중소형 OLED 공장과 삼성SDI 소형배터리 공장, 삼성전기의 MLCC 공장 등이 있다. 삼성 전자계열사 임직원들은 시안과 톈진으로 중국에 입국해 각자의 사업지로 별도 이동했다.

재계에서는 이번 전세기 취소가 한·중 패스트트랙 중단으로 이어질지 노심초사하고 있다. 전세기로 중국에 입국해 패스트트랙을 적용받게 되면 입국 후 코로나 검사를 받고 음성이 나온 사람은 2일간 자가격리한 후 사업장으로 갈 수 있었다. 반면 패스트트랙 적용을 받지 못하면 기업인 입국시 입국자들과 동일하게 28일간 자가격리에 들어가야 한다.

외교부에 따르면 지난 5월 1일 한·중 기업인 입국절차간소화 제도가 시행돼 현재까지 약 1만명의 우리 기업인이 이 제도를 통해 중국에 입국했다.

지난 5월 중국 시안 반도체 공장을 방문한 이재용(맨 오른쪽) 삼성전자 부회장. /삼성전자

◇삼성 사업 차질 빚나

일각에서는 이번 전세기 취소로 삼성전자의 계획에도 일부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삼성전자는 2017년부터 약 18조2500억원(150억달러)를 투자해 시안 공장 증설을 추진 중이고, 톈진 TV 공장은 연내 베트남 공장과 통폐합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전세기 대신 엔지니어들을 28일 자가격리를 감수하고 일반 비행기로 중국 현지 사업장에 보낼 지 검토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전세기 운항 취소는 중국에서 최근 다시 번지는 코로나 사태로 인한 것으로 안다”며 “중국에 현지 생산라인을 둔 한국 기업 입장에서는 향후 인력을 어떻게 현지에 보낼지 걱정이 앞선다”고 했다.

우리 정부는 “중국과 기업인 패스트트랙 제도가 중단된 것은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외교부 측은 “최근 중국 내 해외유입 코로나 확진자가 증가함에 따라 중국 측은 중국행 모든 입국자(내국인 포함 국적, 기업인 불문)에 대해 검역 강화 조치를 시행했다”며 “이 조치로 전세기 승인 등 중국 입국을 위한 일부 절차가 강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또 “중국 측과 구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며 “한·중 신속통로 제도 운영이 중단된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