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우리 정부의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이른바 ‘넷플릭스법’이 미국 인터넷 기업을 겨냥하는 것이 아니냐며 공식 항의한 사실이 밝혀졌다.

이 법은 구글 유튜브와 페이스북, 넷플릭스와 같이 인터넷상에서 대량의 데이터(트래픽)를 일으키는 기업에 통신망의 품질 안정성 책임을 부여하는 내용이다. 우리 정부는 이에 “네이버와 카카오 등도 규제 대상”이라며 “미국 기업 차별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16일 통신업계와 외교가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지난 10일 화상회의로 열린 ‘제5차 한·미 정보통신기술(ICT) 정책 포럼’에서 “한국에서 ‘넷플릭스법’으로 불리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미국 기업들을 겨냥한 법이라는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는 이 법이 통과된 지난 5월에도 미국대사관을 통해 이 법이 미국 기업에 특히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있는지 문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정부 간 공식 행사를 통해 정책 담당자가 우려를 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회의에는 미 국무부 스티브 앤더슨 부차관보 대행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희권 국제협력관이 양국 대표로 참석했다.

우리 정부는 미국 정부의 우려에 “미국 기업을 겨냥한 법이 아니며, 넷플릭스 등 해당 사업자와 충분한 의견 수렴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또 이 법의 적용 대상이 하루 이용자 100만명 이상, 트래픽 발생량 1% 이상으로 정해지면서 구글과 페이스북, 넷플릭스뿐만 아니라 네이버와 카카오 등 국내 업체들도 이 법의 적용을 받는다는 점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전문가들 사이에선 “이런 상황은 국회가 ‘넷플릭스법’이라는 명칭을 내세우며 법 제정에 나설 때부터 예상됐던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 법의 취지가 국내 통신 산업을 보호하고 외국 기업의 ‘갑질’을 벌주려 하는 것처럼 일부 국회의원이 여론 몰이를 한 것이 미국 통상 당국의 불필요한 관심을 끌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