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기술(ICT)을 비롯한 다양한 첨단 기술을 적용한 미래 도시인 ‘스마트시티’ 프로젝트가 한국에서도 본격적인 막을 올렸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는 15일 총 사업비 2조5000억원 규모로 세종시에 만드는 '세종 스마트시티’ 참여기업 입찰을 18일부터 시작한다고 밝혔다. 세종시 일대에 교통·주거·교육 등 모든 인프라를 IT 네트워크로 촘촘하게 연결하는 ‘디지털 신도시’를 만드는 것이다.

지난 7월 시행사인 LH에 세종 스마트시티 사업 참여 의향서를 낸 기업은 LG CNS·현대차·KT·RMS컨설팅 등 4곳이었다. 본지 취재 결과 LG CNS를 주축으로 각 분야 기업이 모인 ‘대중소상생연합 컨소시엄’과 ‘현대차-KT 컨소시엄’이 사업에 최종 입찰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스마트시티 관련 IT 경험이 많은 LG 계열 컨소시엄과 자율주행차·5G(5세대 이동통신)가 강점인 현대차·KT 진영 간 양자 대결로 좁혀졌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세종 스마트시티 개요

◇LG ‘IT플랫폼’ vs 현대차·KT ‘자율주행·5G’

세종 스마트시티는 2023년 4월 입주를 목표로 세종시 합강리 일대 274만㎡(약 83만평) 규모 용지에 혁신벤처스타트업존·비즈니스앵커존·스마트리빙존 등으로 구성된다. 도시 모든 영역이 스마트홈처럼 IoT(사물인터넷)로 연결되어 모빌리티(자율주행·차량공유), 헬스케어(원격진료), 교육(스마트교육) 등 7개 분야에서 미래 기술을 접목한 혁신적 생활 환경을 제공한다.

LG의 대중소상생연합 컨소시엄에는 LG CNS·LG유플러스·LG전자 등 LG 계열사와 KB금융그룹·신한금융그룹(금융)·CJ(유통)·네이버(클라우드) 등 각 분야 업체가 참여한다. 컨소시엄을 이끌게 될 LG CNS는 스마트시티 구축을 위한 통합 플랫폼 ‘시티허브’를 보유하고 있다.

시티허브는 교통·환경·주거·에너지 등 도시를 운영하는 데 필요한 모든 영역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수집하고 한곳으로 통합하는 기능을 한다. LG CNS는 서울시 U-서울마스터플랜 수립(2005년), 판교 U-시티 구축(2008년), 청라 U-시티 구축(2010년) 등 크고 작은 스마트시티 관련 사업을 수행한 경험도 있다.

LG CNS는 “IT·금융·모빌리티·건설 등 여러 분야의 최고 기업을 모았다”며 “빅데이터와 AI(인공지능), 클라우드, 블록체인 등에서 축적한 IT 서비스 경험을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차-KT 컨소시엄’은 세종 스마트시티의 핵심이 될 자율주행차와 이를 뒷받침할 5G 분야 기술에서 강점을 갖는다. 세종 스마트시티 일부 구역에는 개인 소유 자동차는 진입이 제한되고, 자율주행차량이나 공유차량(전기·수소 기반)만 운행된다.

현대차는 그동안 개발한 자율주행차량 기술을 실제 사람이 사는 도시에 접목할 계획이다. 예를 들어 도로상에서 자동차가 어떻게 신호 정보를 받고 반응하는지 등을 스마트시티 구축을 통해 구현한다는 것이다.

KT도 5G·빅데이터·AI·클라우드 등 주력 사업을 스마트 도시에 적용한다. IT 업계에서는 “현대차는 입찰 직전 KT와 손을 잡은 데 이어 기아차, 현대엔지니어링, 현대건설 등 주요 계열사를 컨소시엄에 합류시키며 총력을 다하는 분위기”라는 말이 나온다.

◇2025년엔 2000조짜리 시장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은 스마트시티의 장기적 사업 전망이 밝다고 보고 세종 스마트시티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스마트시티는 교통·IT·유통 등 모든 산업이 총망라돼 있어 테크 기업들의 다양한 기술 사업이 하나로 엮이는 큰 시장이다.

컨설팅그룹 맥킨지는 글로벌 스마트시티 시장이 오는 2025년 1조7000억달러(약 2000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내만 해도 오는 10월 기업 입찰을 시작하는 부산 스마트시티를 비롯해 지자체 70여 곳이 스마트시티 구축을 준비 중이다.

글로벌 기업들도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스마트시티 구축에 나서고 있다. 일본 자동차업체 도요타는 지난 3월 일본 최대 통신기업인 NTT와 손잡고 스마트시티 ‘우븐시티’ 개발을 시작했다. NTT의 5G 기술과 도요타의 자율주행기술을 접목해 일본 시즈오카현 스소노시에 있는 70만㎡ 규모의 도요타 공장 부지를 스마트시티로 조성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