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증거금 58조원을 끌어모으며 코스닥 시장에 화려하게 등판한 카카오게임즈 열풍이 잦아들자, 이제 투자자들의 관심은 다음 공모주 ‘대어’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빅히트)로 옮겨가고 있다. 빅히트는 소속 아이돌 그룹인 BTS(방탄소년단)가 신곡 ‘다이너마이트’로 지난 1일 빌보드 메인 차트인 ‘핫(hot) 100’에서 1위를 차지하자, 바로 다음 날인 2일 금융 당국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본격적으로 코스피 시장 상장 절차에 돌입했다. 빅히트는 오는 24일부터 이틀간 국내외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 예측 조사를 진행한 후 다음 달 5~6일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일반 청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상장 개요

◇나도 BTS에 투자해볼까

빅히트는 작곡가이자 프로듀서인 방시혁 대표가 2005년 설립한 연예기획사다. 주요 사업은 소속 가수를 활용한 음반 및 음원 제작·유통·판매, 공연, 출판, 기념 상품 제작 및 판매등이다. 소속 가수로는 BTS와 ‘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 두 팀이 있으며, 지난 1년간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와 쏘스뮤직을 인수해 인기 그룹 ‘여자친구’ ‘세븐틴’ ‘뉴이스트’ 등을 새로 품었다.

빅히트는 이번 공모를 통해 기존 발행 주식(2849만3760주)의 25% 수준인 713만주를 새로 발행한다. 공모 예정가는 10만5000원~13만5000원으로, 총 공모 예정액은 7486억~9625억원 수준이다. 신주 713만주 가운데 20%(142만6000주)는 우리사주조합에 배정되며 60%(427만8000주)는 기관투자자에게 배정된다. 일반 청약을 통해 개인 투자자들이 살 수 있는 물량은 나머지 20%(142만6000주)다.

빅히트의 예상 시가총액은 공모가를 기준으로 할 때 최대 4조8500억원 수준으로, 기존 연예기획사 빅3(YG, JYP, SM)의 시총을 모두 합한 금액(약 3조4000억원)보다 더 많다. 김현용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BTS가 미국을 점령한 유일무이한 K팝 그룹이라는 점, 아시아 지역 외 공연 비율이 절반에 달하고 누적 음반판매량이 3000만장에 육박한다는 점에서 빅히트에 1등주 프리미엄이 적용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증시에 상장된 SK바이오팜과 카카오게임즈의 주가가 공모가 대비 몇 배씩 오른 것을 감안하면 빅히트의 시총은 훨씬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빅히트가 상장할 경우 방시혁 대표뿐 아니라 우리사주를 배정받은 빅히트 직원들 역시 억대의 수익을 얻게 된다. 지난 7월 말 기준 빅히트의 직원 수는 313명으로, 평균 4556주씩 빅히트 주식을 보유하게 된다. 빅히트의 공모가가 13만5000원으로 결정되고 상장 첫날 ‘따상(상장일 공모가의 2배로 시초가 형성 후 상한가 진입)’에 성공할 경우(35만1000원) 1인당 약 9억8000만원의 평가 차익을 얻게 된다.

◇BTS 의존 비율 88%… 멤버들 군 입대 문제도

빅히트는 올 상반기 코로나 사태에도 불구하고 연결 기준 매출액 2940억원을 기록하며 국내 기획사 중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영업이익은 498억원으로 나머지 빅3의 영업이익을 모두 합한 것보다 많다. 특히 빅히트는 다른 기획사와는 달리 전통적인 엔터 산업에 IT기술을 접목해 눈길을 끌고 있다. 팬 커뮤니티 겸 콘텐츠 판매 창구인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 ‘위버스’와 커머스 앱 ‘위버스샵’을 자체적으로 운영하며 수익을 극대화하고 있는 것이다. 빅히트는 이들 플랫폼을 통해 BTS의 온라인 공연과 다큐멘터리 등 콘텐츠는 물론 티셔츠, 모자, 가방 등 다양한 굿즈(기념품)를 판매하고 있다. 올 상반기 기준 위버스·위버스샵 매출은 총 1127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38.3%에 달했다

하지만 BTS에 대한 의존도가 과도하다는 점이 빅히트 투자의 위험 요소로 꼽힌다. 지난해 빅히트 매출의 BTS 의존도는 97%에 달했다. 빅히트는 올해 다른 기획사들을 인수·합병, 가수 라인업을 다양화하며 BTS에 대한 의존도를 올 상반기 88%까지 낮췄지만 여전히 높은 수치다.

BTS 멤버들의 군 입대 문제가 기업 가치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다. 2011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YG엔터테인먼트 역시 그룹 ‘빅뱅’에 대한 의존도가 당시 70%에 달해 멤버들의 군 입대 문제가 위험 요소로 꼽혔었다. 빅히트는 증권신고서에서 “출생년도가 가장 빠른 멤버 진(김석진·28)은 2021년 말일까지 입영 연기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