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19년 창업한 섬유 1세대 기업인 경방이 지난 9일 물류기업인 ‘한진’의 2대 주주로 올라섰다. 경방과 특수관계자 들이 한진 주식을 사려고 쏟아부은 돈은 약 150억원. 지분율은 종전 6.44%에서 9.33%까지 높아졌다.

경방은 한진 주식 매수 이유에 대해 ‘단순 투자 목적’이라고만 밝혔다. 경방의 한진 2대 주주 소식이 알려진 9일, 한진 주가는 전날보다 7.7% 오르며 강세를 보였다.

한진은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 한진칼의 자회사로, 택배·국제특송, 물류센터, 컨테이너 하역 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2조원, 영업이익 900억원으로, 그룹 내에서 대한항공과 함께 주력 계열사다.

지난 9일 경방이 한진 주식을 대량 사모으면서 2대 주주로 올라섰다.

경방은 현금성 자산만 2000억원이 넘어 실탄이 두둑한 곳이다. 한진 주식 매수전에는 친인척 회사들이 모두 참전했다. 에나에스테이트, 빌링앤네트워크솔루션즈, 이매진, 케이블앤텔테콤 등이 모두 한진의 주주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 중 에나에스테이트는 13만2500주를 보유한 한진의 주요 주주다. 부동산 임대업을 하는 회사이고, 김담 경방 대표이사의 매제인 이승호씨가 최대 주주다.

한진은 최근 코로나 시대에 비대면 택배 수요가 급증하면서 2분기에 깜짝 실적을 기록했다. 택배 호황에 증권업계 한진 목표 주가도 6만2000원까지 높아졌다. 한진은 16일 4만8400원으로 마감했다.

그런데 여의도 일각에선 경방의 한진의 주식 매수를 ‘재테크 목적’이라고만 받아들이긴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방과 한진의 주요 주주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던 KCGI(강성부 펀드), 그리고 KCGI에 200억원을 출자한 곳으로 알려진 조선내화와의 꼬리무는 관계 때문이다.

KCGI는 지난해 1월 조선내화에서 한진 지분 5% 가량을 대량 사들였고 이를 지난 4월에 경방에 블록딜(대량 매매) 형태로 처분한 것으로 알려 졌다.

조선내화는 국내 내화물(벽돌) 1위 업체로, 오너 3세인 이인옥 회장이 금융에 매우 밝아 주식 투자를 적극적으로 하는 곳이다. 조선내화는 지난 2016년부터 경방과 인연을 맺은 오랜 주요 주주로, 경방 지분을 2.18% 보유하고 있다. 또 김준 경방 회장과 이인옥 조선내화 대표는 미국 브라운대 동문으로 인연이 있다.

경방은 모태가 섬유기업이지만, 영등포에서 타임스퀘어를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