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 창업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충북대 화학공학과 김범수(58) 교수는 경쟁이 치열한 화장품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는 서울대 화학공학과 졸업 후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석사와 박사 과정을 밟았다. 이후 미국 MIT 화학공학과에서 포스트닥(박사 후 과정)을 했다. 지금까지 국제 학술지에 200여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미국 스탠퍼드 대학 연구팀은 SCOPUS(학술 데이터베이스) 인용 지표를 기반으로 그를 세계 상위 2%의 과학자로 선정했다.
김 교수는 4년 전 충북대 교내 기업 ‘바이오케미랩’을 창업했다. 대표 상품은 NMN 안티에이징 리포솜 크림이다. 특허(제10-2728865호)받은 기술로 미백, 주름개선의 이중 기능성을 구현했다. 항노화 물질인 NMN은 세포 내 화학 반응에 관여하는 NAD+(Nicotinamide adenine dinucleotide) 생성을 도와 노화 방지와 건강 개선에 도움을 주는 분자다. 다만 NMN은 불안정해 상온에서 쉽게 분해되고 색이 변하는데, 바이오케미랩은 약물전달 물질인 ‘리포솜’으로 이 문제를 해결했다. 여기에 피부 보습에 좋은 소듐 하이알루로네이트 등의 성분과 피부장벽 강화에 도움이 되는 세라마이드 등도 포함했다.
김 교수는 NMN으로 화장품을 만들면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2018년 사이언스 타임즈에서 흥미로운 내용이 보도됐습니다. 생후 22개월인 쥐에게 NMN을 투여한 뒤 세포를 확인하자 생후 6개월의 상태로 변했다는 내용이었죠. 사람으로 비유하면 60세가 20세로 변한 것입니다.”
이후 NMN의 효능을 직관적으로 보여줄 크림 형태 화장품을 개발하고 임상 시험을 했다. “공인인증기관인 세명대학교 화장품임상연구지원센터와 임상시험한 결과 프로콜라겐 생성량이 44.7% 증가했습니다. 피부 임상시험에서는 2주간 사용했을 때 4.4%, 4주간 사용한 후에는 10.6% 톤이 밝아지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OATC 피부임상시험센터 유효성 평가에선 NMN 리포솜 크림을 4주간 사용한 결과 주름 8.75% 개선, 피부 수분량이 50.29% 증가, 볼 탄력 32.38% 증가 등의 결과가 나왔습니다.”
2024년 10월 조선몰 등에 NMN 안티에이징 리포솜 크림을 출시해 완판 행진을 했다. 창업진흥원의 초기창업패키지 사업에 선정됐고, 중소벤처기업부 지원 중소기업기술개발지원사업에도 선정됐다. “학자를 넘어 과학 기술에 기반한 제품으로 성공하고 싶습니다. 바이오케미랩을 우리나라 최고의 항노화 화장품 브랜드로 성장시키겠습니다.”